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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명 “장진수 취업 부탁한 건 사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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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장석명(48)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28일 자신이 장진수(39)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의 취업을 알선해줬다는 의혹과 관련, “(청와대) 인사비서관실 행정관에게 취업을 부탁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장씨가 먼저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장 비서관은 지난해 4월 류충렬(56)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을 통해 “불법 사찰 및 증거인멸 사실을 폭로하지 말아 달라”며 입막음용으로 장씨에게 5000만원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장 비서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장씨의 상관인) 류 전 관리관이 올해 2월 ‘장씨의 취업을 알아보는데 내 힘으로는 힘들다’며 도와달라고 했고 그 정도는 해줘도 될 것 같다는 생각에서 (행정관에게)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어 “류 전 관리관은 (장씨를) 100번도 더 만나고 전화통화도 수도 없이 할 정도로 애정이 있었다”며 “그가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장씨는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했다. 장 비서관은 장씨를 직접 아는 사이는 아니라고 했다. 그는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일절 없다. 고향 인근 후배여서 인간적으로 대해줬는데 너무 억울하다”고 했다.

 장 비서관은 총리실 류 전 관리관이 장씨에게 전달한 5000만원과 관련해서는 “(그 사실) 자체에 대해 모른다”며 “(나중에 확인해보니) 총리실에서 이것(5000만원)말고도 여러 번 도와줬다고 한다”고 했다.

 장씨는 최근 공개한 녹취록 등에서 류 전 관리관이 ‘장 비서관 등과 상의해 10억원가량을 주겠다’고 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장 비서관은 “오히려 장씨가 먼저 10억원 이상을 요구해왔다는 얘기를 류 전 관리관으로부터 들었다”고 했다. 장 비서관은 “장씨가 선배 한 명과 함께 류 전 관리관을 만나 ‘고향에 내려가 조용히 살겠다. 10억원 이상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최종석 전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실 행정관에게 전해달라고 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지난해 1월께 불법 사찰 및 증거인멸 관련 사안이 이 대통령에게 보고됐다는 의혹에 대해선 “주무관 차원의 일을 대통령에게 누가 보고하느냐”고 부인했다.

 장 비서관은 “장씨가 2010년부터 지금껏 녹취를 해온 이유를 잘 모르겠으나 처음부터 녹취록을 다 공개하면 청와대 개입 여부가 (아니란 쪽으로) 밝혀질 것”이라며 “검찰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장씨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한편 민간인 불법 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을 재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이날 장씨와 진경락(45) 전 기획총괄과장의 자택 등 3곳을 압수 수색했다. 진 전 과장은 총리실 불법사찰 기록 등이 담긴 노트북 컴퓨터를 빼돌렸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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