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흉물' 北 105층 호텔 장악한 기업 정체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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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경호텔 전경. 사진=중앙포토]

김일성 전 주석 100회 생일(4월 15일)에 맞춰 완공될 예정인 105층짜리 북한 류경호텔 경영권의 상당 부분이 이집트 통신회사에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회사에 투자자금을 받은 대신 경영권을 내어준 것이다.

26일 열린북한방송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 소식통은 "투자한 자금을 뽑을 때까지 지하 4층부터 지상 80층까지의 경영권을 오라스콤에게 준다는 당국의 방침이 있었다"며 "그 관리는 오라스콤 회장(나기브 사위리스)의 동생이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류경호텔은 평양 보통강 구역에 1987년부터 짓기 시작해 당초 92년 완공 계획이었다. 그러나 자금난으로 공사가 중단됐고, 2008년 오라스콤의 투자로 공사가 재개됐다. 오라스콤은 약 2억1500만 달러(약 2500억원)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류경호텔 완공 사업을 남측에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남측은 평양과 개성 고속도로 보수, 남포항 현대화 등의 사업만 지원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외무성 소식통은 "남쪽은 투자를 하면 '정주영 체육관'같이 건물 이름을 바꾸려 들기 때문에 사람들이 싫어한다"며 "우리가 합의를 안 해줘서 남쪽이 결국 투자를 못한 것으로 다들 알고 있다"고 말했다.

높이 330m의 피라미드형 건물인 류경호텔은 지하 4층과 지상 101층으로 지어진다. 3000여 개의 객실과 7개의 회전형 식당과 도박장, 무도회장을 비롯해 오라스콤의 휴대전화기 영업소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국제 사회도 류경호텔을 주목하고 있지만, 대부분 비난이나 조롱을 일삼고 있다. 미국 CNN방송의 아시아 문화 정보 사이트 CNNgo는 지난 1월 '세계에서 가장 추한 10대 건축물' 1위에 이 호텔을 꼽았다. 외관 때문이라기 보다 불화를 일으키는 논란 거리라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호텔의 건축 소식을 전하며 "세계에서 가장 놀라우면서도 조롱거리가 되고 있는 건물"이라고 보도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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