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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균형발전, 캘리포니아를 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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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고건
전주대 총장·공학박사

한국이 1인당 소득 2만 달러 시대를 넘어서려면 무엇보다 지역 균형발전을 이뤄야 한다. 미국에선 캘리포니아에서 자란 학생이 캘리포니아대에 진학하면 등록금이 파격적으로 싸다. 그래서 캘리포니아주의 우수 인력은 캘리포니아대로 대거 진학한다. 이는 미국 정부가 대학 재정 지원을 그렇게 하기 때문이다. 이는 지역 균형발전의 토대가 된다. 한국은 정반대다. 지역 대학에 우수 학생이 있으면 수도권 대학에서 대거 유인해 간다. 지방은 날이 갈수록 인재가 고갈되고 있다.

 어떻게 해야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까? 해법은 첫째 지역 대학에서 미국과 비슷한 장학제도를 시행하는 것이고, 둘째 직장에서 지역인재할당제를 시행하는 것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기업이나 공적 책임을 지고 있는 대기업들은 직원을 뽑을 때 각 지역 대학 졸업생들을 일정 비율로 의무 채용토록 하자는 제안이다. 그렇게 하면 지방 우수 인력이 굳이 수도권 대학으로 적을 옮기지 않을 것이다.

 이번 총선·대선은 이러한 국민 여론을 만들 좋은 기회다. “우수 학생이 자기 지역 대학에 진학하면 파격적인 장학금을 주겠다”는 정당과 정치인이 나오도록 유도해야 한다. 정부는 세제나 금융 혜택 등을 통해 기업들이 지역인재할당제를 시행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지역 주민들도 기업에 지역인재할당제 지표를 공개하도록 권유할 수 있다. 이제는 지방의 보통 사람들도 힘을 합쳐 자신의 정당한 몫을 되찾는 것이 가능하다.

고건 전주대 총장·공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