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자동차용품 해외 진출길 활짝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31일(현지시간)부터 4일동안 미국 서부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샌즈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자동차용품 전시회(AAPEX SHOW)가 열렸다.

각국에서 2천여개 자동차 용품 업체가 참가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용품 박람회로 자동차 운행 비용을 절감하고 안전성과 편리함을 높인 신제품이 많이 선보였다.

국내에서 참가한 40개 업체도 이같은 흐름을 반영한 용품을 내놓아 외국 바이어와 관람객의 호평을 받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로스앤젤레스 무역관에 따르면 이번 전시회에서 국내 업체들은 지난해보다 58% 늘어난 7천9백만달러 어치(상담 건수 1천5백건)의 수출상담 실적을 거뒀다.

◇ 국내 업체 제품〓연료.오일첨가제,에어필터, 헤드라이트 전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동차 운행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제품을 출품했다.

올해 처음 참가한 옥시의 경우 자동차 용품의 간판 격인 연료첨가제 '불스원샷' 과 이달부터 국내에서 시판한 엔진오일 첨가제 '불스파워' 를 선보였다.

신현우 사장은 "불스파워를 쓰면 엔진의 효율을 높여 결과적으로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 며 "전시회를 통해 자동차용품의 본 고장인 미국과 유럽 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하겠다" 고 말했다.

미래클(충남 천안)은 틀은 영구적으로 사용하면서 속에 들어가는 필터 엘레멘트만 바꿔 끼는, 리필이 가능한 에어필터를 출품했다.

초기 비용은 일반 에어필터보다 50%가 더 들지만 다음 교환 때부터는 비용이 4분의 1로 줄어든다는 점을 내세워 바이어를 공략했다.

다우디케이는 기존 헤드라이트 전구보다 수명이 최고 10배 가까이 늘어난 새로운 전구를 개발해 수출 길 개척에 나섰다.

경창와이퍼시스템은 와이퍼의 고무 부분인 블레이드만 갈아 끼움으로써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와이퍼를 내놓았다.

자동차를 운전할 때 안전성이나 편의성을 고려한 용품도 눈길을 끌었다. 나산정밀이 출품한 무선 후방 감지기인 '세이프티 아이' 가 그 대표적인 제품이다. 차량이 후진할 때 장애물과의 거리를 차안 거울에 표시하면서 경보음을 낸다.

이 회사 송현 사장은 "전시회를 계기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 있는 텔레비디오라는 회사와 수출 에이전트 계약을 맺었다" 고 밝혔다.

유럽 시장을 상대로 통신판매업을 하는 독일 ATG사의 맨프레드 헹스터 영업부장은 "옥시가 내놓은 차량 내부 김서림 방지제인 김서림OK와 비가 올 때 와이퍼를 작동하지 않고도 선명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발수 코팅제인 레인OK는 시장성이 있는 제품" 이라며 관심을 보였다.

◇ 외국업체의 용품〓연료비 절감을 위한 연료 첨가제 경쟁이 치열해졌다.

옥시 강창수 상무는 "많은 업체들이 연료에 첨가해 효율성을 높이는 신제품을 내놓았다" 고 말했다.

한국과 달리 웬만한 고장은 운전자들이 직접 수리하는 서구의 자동차 문화를 반영, 공구 등 자가 운전자들이 집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많았다.

개별 제품으로는 안전성을 높인 백미러가 눈에 띄었다. 캐나다의 파노라믹 미러사는 특수 유리를 사용해 운전자가 보기 어려운 사각지대를 최소화한 거울과 백미러를 2등분해 차 뒷쪽의 물체를 원거리와 근거리에서 동시에 비추는 제품을 선보였다.

미토사 등 몇몇 미국 회사들은 백미러에 전자 방향 표시등을 넣은 '시그널 미러' 를 내놓았다.

큰 차가 중간에 서 있어 그 앞차의 방향지시등을 볼 수 없을 때에도 옆으로 튀어 나와 있는 그 앞차의 시그널 백미러를 통해 진행 방향을 알 수 있다.

미국 운두(Un-Du)사는 스티커 제거제를 출품했다. 접촉제 성분을 녹이는 특수용액을 얇은 주걱을 통해 흘려보내면서 차량 유리에 붙은 스티커를 손쉽게 제거할 수 있다.

이밖에도 밧데리를 충전할 때 양극(+)과 음극( - )에 신경쓸 필요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밧데리 자동 안전 연결 케이블을 비롯해▶차량 내부 천정이나 앞좌석 머리받침 등 차량 어느 곳에나 설치할 수 있는 영화감상.게임기▶진행방향 4백50m 이내에 동물이 있을 경우 충돌 경고를 해 주는 센서 등도 선보였다.

또 ▶유리에 구멍을 뚫지 않고 부착할 수 있고, 떼어내도 차체에 손상을 주지 않는 뒷 유리 와이퍼▶유리창이 깨졌을 경우 2~3주 동안 유리창을 교체하지 않고 쓸 수 있는 임시용 비닐 창문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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