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총으로 채권자 살해한 뒤 자살 기도

중앙일보

입력

채무자가 빚을 갚으라고 독촉하는 채권자를 마취총으로 살해한 뒤 제초제를 마시고 자살을 기도해 중태에 빠진 사건이 발생했다.

6일 광주 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염모(47.중기업.전남 보성군 문덕면)씨는 10여년전부터 사업관계로 친분이 돈독한 박모(42.건축업.광주 남구 진월동)씨로부터 5년전에 사업비 명목으로 현금 7천500만원을 빌렸다.

이후 채무자 염씨는 국제통화기금(IMF)영향으로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빚을 한번에 갚지 못하고 조금씩 나눠 갚아 2천300만원으로 줄어든 상태에서 나머지 빚을 갚지 못하자 채권자 박씨가 염씨의 논과 집 등에 대해 법원에 압류신청을 해 지난 3일 경매가 이뤄지도록 했다.

염씨는 이에 앙심을 품고 지난 2일 오전 10시 박씨에게 전화를 걸어 '채무액 전부를 갚아줄테니 보성 집으로 와라'며 박씨를 유인 한 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마취총으로 쏴 박씨를 살해 한 뒤 집 인근에 암매장했다.

염씨는 이후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6일 오전 9시 광주 동구 서석동 모건설회사앞 길에서 가족 등에게 전화를 걸어 박씨 살해 사실을 자백 한 뒤 제초제를 마셔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생명이 위태롭다.

이날 오후 박씨의 사체를 발굴한 경찰 관계자는 '10년 동안 쌓아온 두 사람의 관계가 결국 돈 때문에 살인과 자살기도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며 씁쓸해 했다.(광주=연합뉴스) 전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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