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가장 싼 '해주냉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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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무더위를 쫓는 음식중에는 뭐니뭐니해도 냉면이 최고. 살얼음이 뜬 물냉면이든 입안이 얼얼한 매운 맛에 뜨거운 육수가 곁들여지는 비빔냉면(회냉면)이든 망설일 것이 없다.

지하철 2호선 신천역 인근에 있는 '해주냉면(02-424-7192)'은 서울시내에서 가장 싼 값에 냉면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다른 유명냉 면집의 한그릇 값은 보통 5천원인데 이곳에선 3천원이다. 추가사리도 1천원만 받는다.

그렇다고 어설프게 흉내만 낸 냉면이 아니다. 육수는 소의 잡뼈를 푹 고아낸 진국에 알맞게 익은 무 동치미국물을 가미해 만든 것. 뜨거운 육수든 찬 육수든 담백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어느 냉면집과 비교해도 손색없다.

고추·마늘·양파 등 10여가지 재료가 들어갔다는 비빔냉면의 양념장도 코끝에 땀방울이 맺힐 정도로 맵지만 새콤달콤한 맛이 유별나다.

양도 성인 한사람의 한끼 식사가 될 만큼 넉넉하다. 사리를 추가하면 왠만한 사람들은 배가 터지겠다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다.

단지 면을 주방에서 직접 뽑지 않는 것이 전문음식점으로서의 부족한 점이다. 국수공장에서 특별 주문해 쓰는 면은 메밀을 쓴 평양식이지만 다른 곳보다 가는 편. 면발이 쫄깃해 끊고 씹는 맛이 괜찮다.

물냉면과 비빔냉면 위에는 고명으로 돼지고기 편육과 삶은 계란·오이 절임이 올려지고, 밑반찬으론 무채가 나오는데 상큼하게 씹히는 오이절임과 무채가 아주 독특한 맛이다.

벽에 냉면을 맛있게 먹는 법이 적혀 있는데 물냉면은 식초·겨자는 넉넉하게, 설탕은 약간만 넣으라고. 반면 비빔냉면은 식초·겨자·설탕을 약간씩 넣어 잘 비벼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메뉴는 물냉면과 비빔냉면 딱 두가지 뿐이고, 술은 물론 냉면집에 흔한 만두·수육·녹두부침마저도 없다. 육수와 냉수는 셀프서비스. 좌석도 70여석에 불과해 점심·저녁 피크타임엔 먹고 나오기가 바쁘다.

계산대 위에 '소액도 카드로 부탁합니다'라는 팻말이 붙어 있어 이곳에서는 가능하면 신용카드를 사용해야 할 듯.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9시30분이며 일요일은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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