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턴트와 프리미엄 모두 잡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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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식품의 인스턴트 원두커피 ‘카누’는 디자인으로도 국내 품평회에서 상을 받았다.

‘1000명의 디자이너와 100명 최고경영자(CEO)들이 가장 멋있는 디자인으로 꼽은 제품.’

이렇게 소개하면 대부분 자동차나 가전제품을 떠올리게 마련. 하지만 아니다. 커피, 그것도 막대형 봉지에 넣은 인스턴트 커피다. 동서식품의 인스턴트 원두커피 ‘카누(KANU)’가 그 주인공이다.

카누는 한국디자인기업협회가 최근 주최한 ‘2011 잇 어워드(It-Award)’에서 ‘패키지 & 용기’ 디자인 부문 베스트 디자인상을 받았다. ‘원두커피의 은은한 향이 느껴지는 포장’이라는 평가다. 인스턴트 봉지 안에 담은 원두커피의 향을 제품 포장에까지 묻혀낸 것이다.

카누는 ‘집에서 카페 커피 수준의 맛을 즐기게 하자’는 아이디어로부터 출발했다. 개발은 쉽지 않았다. 원두커피 같은 맛과 향을 내게 하려니 물에 잘 녹지를 않고, 물에 녹게 만들어 놓으면 향이 제대로 풍기지를 않았다. 풍미와 물에 잘 녹는 성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3년이 걸렸다.

그렇게 나온 카누는 소비자를 파고들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뒤 첫 한 달 동안 하루 평균 20만 개가량이 팔렸다. 반년이 채 안 된 요즘은 하루에 그 두 배 반인 51만 개가 팔린다. 동서식품 측은 “최근 들어서는 10개들이보다 30개들이의 판매 신장률이 더 가파르다”고 밝혔다. 맛이 어떤지 보려고 소량 시험 구매를 하는 소비자도 있지만, 아예 기호를 카누로 바꿔 한꺼번에 대량으로 사는 고객들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카누는 원료에서부터 ‘프리미엄 커피’를 추구했다. 아라비카 종 중에서도 상급으로 꼽히는 콜롬비아·과테말라·코스타리카 원두를 쓴다. 당분을 첨가한 ‘스위트’ 제품에는 ‘브라운 자일로스 슈거’란 것을 넣었다. 브라운 자일로스 슈거 안의 ‘자일로스’ 성분은 코코넛 열매에서 뽑아낸 천연물로, 설탕이 체내에 흡수되는 것을 줄여주는 효능이 있다. 입안에서 단맛을 내면서도 건강을 생각해 당분이 몸속까지 흡수되지는 않도록 한 것이다.

동서식품 김재환 마케팅 매니저는 “카누는 인스턴트와 프리미엄이라는, 어찌보면 서로 상반된 개념을 융합시킨 제품”이라며 “카누를 마시면 커피의 향 때문에 집이 카페가 된 듯한 느낌이 든다는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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