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상품 2000억원어치 직접 매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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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 박건현 대표(오른쪽)가 임원들과 함께 김을 납품하는 협력사를 방문해 생산공정을 둘러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협력사와 함께 꿈을 실현하겠습니다.’

신세계백화점 올 초 경영진과 200여개 협력사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이런 슬로건을 내걸고 ‘파트너 공존공영 동반성장 간담회’를 했다. 박건현(56) 대표를 비롯한 신세계백화점 임원진이 총 출동했고, 25년 이상 신세계백화점과 거래한 11개 회사 대표를 비롯한 협력사들이 대거 참여한 자리였다. 박 대표는 이날 “올해에는 협력회사의 실질적 영업경쟁력을 높이고 영속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경영 역량을 총 집중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신세계백화점은 1999년 윤리경영을 공표한 이후 연중 수시로 이같은 협력사와의 동반성장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에 박 대표가 참석한 간담회만 11차례였다. 695개 모든 협력사 대표가 돌아가며 한 번 이상씩 참여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동반성장 핵심 실천 방안으로 공정한 거래문화 정착과 협력사의 실질적인 이익 증대 기여, 신뢰 최우선 경영 등을 제시했다. 공정한 거래문화 정착을 위해서는 백화점에 입점한 업체가 세일 행사 등을 할 때 내는 공동광고비를 신세계백화점이 100% 부담하기로 했다. 또 공동 판촉행사 때 중소기업 비용부담을 없애고 신세계백화점 입점 업체를 선정할 때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켜 공정성을 꾀하겠다고 발표했다.

협력사의 이익 증대를 위해 국내 중기 상품 2000억원어치를 직접 매입하기로 했다. 또 10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만들어 일시적인 경영난을 겪는 협력사를 지원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에 입점한 업체의 인테리어비 보상 기간을 법에 정해진 1년보다 1년 더 확대 적용하기로 한 것도 협력업체의 경영난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다.

마지막으로 신세계백화점은 신뢰 최우선의 경영을 강조했다. 백화점과 새로 거래를 하는 중기에는 최소 2년간의 계약기간을 보장해 안정된 영업환경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또 백화점식 서비스교육, 식품위생 컨설팅, 에너지 진단, 공동 상품기획 등 경영 노하우를 협력사들에게 그대로 전해주기로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와 함께 백화점에서 근무하는 협력사원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모든 점포의 협력사원 휴게실을 개선하고 보육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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