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반체제 인사 13명 성당 점거 농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쿠바의 반정부 운동가 13명이 14일(현지시간) 쿠바의 한 성당에 들어가 쿠바를 방문할 예정인 교황 베네딕토 16세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교황은 이달 26일부터 28일까지 쿠바를 방문할 예정이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들은 수도 아바나 도심에 위치한 ‘코브레 자애 성당’에 진입해 정치범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남자 8명, 여자 5명으로 구성된 농성자들은 불법화한 쿠바 공화당(PRC) 당원들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탄압 중지, 언론 및 여행의 자유 등도 요구했다.

 쿠바 정부는 이들이 정부를 음해하려는 용병들이라면서 “쿠바에는 현재 한 명의 정치범도 구속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쿠바 정부는 지난해 천주교의 중재로 75명의 반정부 운동가들을 석방했다.

 이번 교황 방문은 교황 바오로 2세의 역사적 쿠바 방문 후 14년 만에 이뤄지는 것으로 쿠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쿠바 가톨릭계는 일단 “이들의 농성은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 한 성직자는 가톨릭계 고위 인사가 적절한 약속을 해주면 성당을 떠나겠다는 편지를 농성자들이 보내왔다고 밝혔다.

성당을 에워싼 경찰은 가톨릭계에 강제적으로 진입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