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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층서 몸 던진 양복입은 男 4명 정체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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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Channel 7]

지난 13일 오후 7시 30분쯤 호주 멜버른의 리알토 빌딩 55층에서 양복 입은 남성 4명이 뛰어 내렸다. 243m 높이에서 몸을 던진 것이다. 목격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집단 자살을 감행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무사했다. 추락 도중 양복 안에 감춰둔 낙하산을 펼쳐 착지했기 때문이다.

소동을 일으킨 4명은 평범한 회사원이 아니었다. 건물·다리 등 높은 곳에서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스포츠인 베이스 점핑을 즐기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뛰어내리기 전 건물 55층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14달러(약 1만6000원)짜리 니그로니 칵테일 4잔을 주문했다. 칵테일을 마신 뒤 직원들 몰래 발코니에서 낙하했다. 돈을 내지 않고 도망친 것이다.

모든 것이 계획된 행동이었다. 이들은 레스토랑에 들어올 때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해야 한다며 큼직한 여행 가방들을 갖고 있었다. 가방 안에는 헬멧 등의 장비가 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 명이 화장실에 간다며 일어서자 나머지 셋도 따라 나섰다. 이들은 발코니로 가서 문을 걸어 잠갔다. 뛰어내릴 때 직원들의 방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다.

레스토랑 주인 섀넌 베네트는 "낙하하면서 헬멧에 달린 카메라로 촬영을 했으니 곧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들이 잡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칵테일 비용을 내지 않은데다 추락 소동을 일으켜 손님들이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경찰은 폐쇄회로 TV와 목격자 증언을 토대로 이들을 찾는 중이다.

이 빌딩에서는 전에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베네트는 "몇 년 전 빌딩에서 뛰어내린 베이스 점퍼가 착륙 직전 트럭에 부딪힐 뻔했다"며 "고층 빌딩에서 베이스 점프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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