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상승, 2014년께 끝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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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WSJ)의 칼럼 ‘허드 온 더 스트리트(Heard on the Street)’는 시장의 이슈나 소문 등을 주로 소개한다.

13일(현지시간)자 칼럼에선 ‘상품(원자재)시장 수퍼사이클(Supercycle) 종말론’이 소개됐다. 2014년께 원자재 가격 상승이 끝난다는 얘기다.

 수퍼사이클은 15~20년 이상의 경기 또는 가격 장기 파동을 의미한다. 197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사이먼 쿠즈네츠(사진)의 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는 인구변동 결과 경기가 15~20년 단위로 크게 호황과 불황을 되풀이한다고 주장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월가의 전문가는 그의 이론을 근거로 상품시장에 수퍼사이클이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런 수퍼사이클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WSJ가 든 근거는 두 가지였다. 우선 (중국 산업화 등으로 에너지 고소비) 인구가 늘어 상품 가격이 급등했는데 최근 상황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1인당 구리 소비가 2010년에 정점에 이른 뒤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근거는 서방 중앙은행의 ‘돈풀기’가 끝날 가능성이다. WSJ는 “미 중앙은행이 2014년 말까지 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이르면 2014년 초에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경제 분석회사인 롱뷰이코노믹스 대표인 크리스 와틀링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80년간 세 번의 극단적인 돈풀기 시대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상품 가격이 급등했다”고 말했다. 바로 1930~40년대, 60년대 후반~70년대, 99년~현재다. 그 가운데 마지막 수퍼사이클이 2년쯤 뒤에 끝난다는 것이다.

 그런데 수퍼사이클 종료 주장은 2008년 9월 미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에도 제기됐다. 그때 금과 원유 등의 가격이 폭포수처럼 추락했다. 하지만 이후 상품 가격은 다시 상승해 “큰 흐름에서 수퍼사이클이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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