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수염〉외 주말의 TV 토요영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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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수염 -(EBS 밤 10시30분)

연쇄 살인범의 이야기

고다르, 트뤼포 등과 함께 '카이에 드 시네마' 의 영화 평론가로 활동했던 클로드 샤브롤 감독의 작품. 누벨바그 영화 사조의 포문을 여는데 일조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푸른 수염〉은 제1차 세계대전이 배경이다. 당시 사기 행각을 벌이다 10여명의 여성을 연쇄 살인한 앙리 데지르 랑드뤼의 이야기를 토대로 한 영화다.

랑드뤼는 신문 광고란을 통해 50대 과부들에게 접근, 열렬한 구애로 환심을 산 뒤 재산을 갈취하고 여자를 살해한다. 결국 체포된 그는 부유한 생활에 익숙한 자식들을 부양하기 위해 범죄를 저질렀다고 털어 놓는다. 자신은 정신병자가 아니라며 변호도 거부한 채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다.

연구서를 출간할 만큼 히치콕의 추종자였던 샤브롤 감독의 작품에는 죄의식과 강박감, 살인 등의 소재가 자주 등장한다. 이를 매개로 중산층 가정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긴장과 갈등을 다루기 때문이다. 하지만 접근 방식은 히치콕보다 어둡고 진지하다.

히치콕이 희극적인 분위기를 자주 보이는데 반해 샤브롤의 작품은 비극적이고 장중한 느낌이다.

〈푸른 수염〉은 겉모습은 우아하고 평온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강박감과 성적 억압에 쩔쩔매는 등장 인물들을 통해 부르조아의 허위 의식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또 히스콕식의 스릴러 문법을 프랑스적인 감성으로 해석한 부분도 눈여겨 볼만하다.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고, 감독의 상상력에 따라 내용과 형식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나를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1962년작.

딥 임펙트- (MBC 밤 11시10분)

지구와 충돌하는 혜성

지구와 행성을 충돌을 소재로 한 재난 영화. 시시각각 지구로 다가오는 행성이 영화 전체에 긴장감을 조성한다. 이 와중에 사람들은 오랜 동안 쌓인 앙금을 씻고 가족끼리 화해를 하는가하면, 새롭게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디지털 특수효과로 처리한 혜성과 지구가 충돌하는 마지막 장면이 볼만하다. 엄청난 규모의 해일이 자유의 여신상과 뉴욕의 빌딩들을 단숨에 삼켜버린다. 영화〈피스메이커〉를 제작했던 여성 액션감독 미미 레더가 연출을 맡았다. 주연 로버트 듀발.모건 프리먼.티아 레오니. 1998년작. 원제 Deep Impact.

무단침입 (KBS2 밤 10시40분)

편집증 경찰관의 음모

편집증 환자의 병적인 집착으로 평범한 가정이 위기에 처하는 내용의 스릴러물. LA 교외에 살고 있는 마이클과 카렌 부부는 무단 침입을 신고했다가 경찰관 피트와 친해진다. 좋은 사람으로 보이던 피트는 어느날 마이클이 보는 앞에서 강도 용의자를 심하게 구타한다.

이 일을 계기로 마이클은 피트를 멀리한다. 하지만 피트는 마이클에게 병적인 집착을 보이기 시작한다. 어느날 순찰 도중 마약 용의자를 살해하고 마약범들의 소행으로 꾸민다. 원제 Unawful Entry.주연 커트 러셀.레이 리요타, 감독 조너선 캐플란. 1992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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