냅스터와 뮤지션의 분쟁 '끝이 보이지 않는다'

중앙일보

입력

CMJ 뮤직 박람회에서 나타났듯이 파일 교환 기술에 관한 논쟁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냅스터는 CMJ 뮤직 마라톤(CMJ Music Marathon)에 공식 참가하진 않았지만, 웹을 통한 무료 음악 공유에 대한 공포는 박람회 곳곳에 퍼져 있었다. 낮에는 음악 사업가들을 위한 공개 토론회를 열고, 밤에는 맨해튼 도처에서 콘서트를 벌이는 이번 컨퍼런스는 논란이 되고 있는 음악 교환 서비스 덕분에 인터넷을 집중 조명했다.

1년 전만 해도 냅스터는 출범한지 6개월밖에 안된 신생 기업으로 주로 대학생들 사이에서 알려졌었다. 하지만 이제 냅스터 서비스는 2000만명 이상의 회원들과 벤처 자금을 확보한 상태이며,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RIAA(Recording Industry Association of America), 닥터 드레(Dr. Dre), 메탈리카(Metallica) 등이 원고가 된 어려운 소송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이다.

밤에는 음악가들이 그들의 웹사이트를 선전하고, 낮 시간의 토론회에서는 ''음악은 무료여야 하는가? 아티스트들이 웹에서 돈버는 방법은 무엇인가? 새로운 중재자는 누구인가?'' 같은 다수의 웹 관련 주제들이 다뤄졌다.

관심을 집중시켰던 연설자인 처크 D는 인터넷을 비틀즈이래 최대의 음악적 센세이션이라고 칭했다. 웹에서 돈을 버는 아티스트를 중점적으로 다뤘던 한 토론회에서조차 대화 주제는 어느새 무료 음악 쪽으로 선회했다.

힙합 아티스트인 프린세스 슈퍼스타는 무료 파일 교환에 대해 거침없는 말들을 쏟아냈다. 그녀는 "냅스터를 사랑한다"고까지 말하면서, 냅스터 서비스가 새로운 팬들과 함께, 이를테면 ''자유 노예 노동''같은 것을 만들어냈다고 지적했다.

그녀의 새로운 팬들은 그녀를 냅스터를 통해 발견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내가 아직 대단한 스타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나로서는 냅스터가 놀라울 따름이다."

냅스터에 관한 날카로운 논쟁 쏟아져

이런 의견을 듣고 역시 뮤지션인 한 청중이 일어나 무료 음악교환 서비스를 칭송했다. 그는 "나는 냅스터와 아무런 문제를 갖고 있지 않다. 냅스터는 우리에게 친구 같은 존재일 따름"이라고 말했다.

냅스터는 그의 작은 지역 밴드가 국내 전역의 많은 사람들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더 넓은 광역 밴드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지적했다.

냅스터측 변호사들은 냅스터 웹사이트의 뉴 아티스트 프로그램을, 냅스터 서비스가 저작권 소유자들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는 증거로 선전해왔다. 하지만 RIAA는 냅스터 측이 피소된 이후에는 이 프로그램에 자원을 쏟아 붓지 않고 있다고 말하면서 비판해왔다.

데이마잇비자이언츠(They Might Be Giants) 밴드 소속의 존 플랜스버는 냅스터에 대한 자신의 첫 반응은 부정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무료 음악 때문이 아니라 이 서비스가 자신의 밴드와 팬들과의 관계를 방해했기 때문에 "냅스터 시나리오에 약간 속아넘어간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결국, 사람들은 이 밴드의 음악을 온라인에서 듣기 위해 굳이 밴드 자체 사이트에 방문할 필요가 없는 것이며, 이것은 이 밴드가 e-메일이나 다른 웹 관련 수단을 통해 이런 사람들과 직접 접촉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플랜스버는 "우리가 절대 그런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은 약간 부담스런 일"이라고 말했다. 이 밴드의 오프비트 가사와 기발한 쇼는 특히 X세대들 사이에서 열렬한 추종자들을 불러모았다.

크래커(Cracker)의 리더인 데이비드 로어리는 파일 공유 서비스에 대해 가장 맹렬한 비난을 퍼부었다. "이것은 히피 자본주의에 불과하며, 절대 옳은 것이 아니다."

그는 심지어 브리트니 같은 대중스타들도 변호했다. 그는 자신이 10대 감각의 음악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대중적인 팝 뮤지션들이 음반회사에게 돈을 벌어다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말은 바꿔 말해 대중적인 인기는 덜하지만 수준이 더 높은 아티스트들을 좀더 지원한다는 의미다.

로어리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들도 인기없는 아티스트들에 의해 지원받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음악을 무료화 하는 것은 대다수 아티스트들에게 돌아갈 수익 흐름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것은 음반회사들이 지명도가 낮은 밴드들을 지원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뜻하며, 브리트니 같은 대중스타들은 많이 양성되는 대신 괜찮은 음악은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여론조사 결과, 청중 가운데 오직 두 사람만이 더 이상 CD를 구매하지 않고 그 대신 웹을 통해 무료로 음악을 다운로드 받는다고 답변했다.

다른 토론회에서는 연설자들이 무료 음악의 장점에 대해 논쟁을 벌이면서, 청중들을 상대로 음악이 무료화 돼야 하는지에 관한 투표를 실시했다. 토론회가 끝난 후 나온 투표 결과는 무료화 돼야 한다는 쪽이었다.

독립 아티스트들을 장려하는 기업인 올 인디(All Indie)사 마크 로머 사장은 냅스터 같은 서비스들이 그의 고객들에게 도움이 되며 그로 인해 대형 음반업체들이 계속 두려워하고 있다고 청중들에게 말했다.

"그들(대형 음반업체들)은 빠르게 통제력을 잃어 가고 있으며, 그로 인해 흥분하고 있다." 그는 잘 알려진 인디 CD 보급업체인 CD베이비(CDBaby)에서 조사에 응한 방문객들의 10%가 그들이 찾고 있는 밴드에 관한 소식을 냅스터를 통해 듣는다고 답변했음을 지적했다.

하지만 혹자는 뮤지션들과 그들을 대리하는 음반회사들이 통제력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토미 보이 레코드(Tommy Boy Records)의 로열티 담당 이사인 노아 오스노스는 무료 음악 옹호자들을 공격하기 위해 "당신들은 안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당신들은 내 작품을 사용할 수 없다고 말이다"라며 충고했지만 별 효과는 없었다.

저작권 침해에 대항한 아티스트들의 모임(Noah Stone of Artists Against Piracy)도 오스노스의 주장에 가세했다. 이 단체는 마이MP3닷컴(MyMP3.com)같은 뮤직 로커들을 합법화하는 새로운 법안에 반대하는 로비를 벌여왔다.

기술 애호가들과 음악팬들 모두 캘리포니아 연방 항소법원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항소법원은 냅스터를 강제 폐쇄시킬 수도 있는 하급심 판결을 계속 유지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냅스터가 패소할 경우에도, 무료 음악 교환은 계속될 것이다. 이미 이를 대체할 만한 수백 개의 파일 공유 서비스들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는 무료 음악에 대한 논쟁이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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