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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고위 관료 첫 반기 …알아사드 정권 균열 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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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알아사드

시리아의 압도 후사멜딘(58) 석유자원 차관이 반정부 진영에 동참하기 위해 사임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리아에서는 지난해 반정부 시위가 촉발된 후 정부군에서 탈영한 병사들이 반군인 ‘자유시리아군’을 결성해 활동하고 있으나 정부 고위 관리 중 반정부 세력으로 돌아선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후사멜딘 차관은 이날 반정부 활동가들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비디오 영상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정권에서 빠져나와 차관직을 사임한다. (여당) 바트당에서도 탈당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나는 이 정권의 잔혹한 탄압과 불평등을 거부하고 자유와 위엄을 요구하는 국민의 시위에 동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나의 이번 결정으로 집이 불태워지고 가족들은 박해를 받게 될 것”이라며 “33년간 알아사드 정권에서 활동했지만 범죄에 가담한 채 퇴직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알아사드 정권이 “지난 1년간 일반 시민을 탄압했고 시리아를 위험한 상황으로 몰고 갔다”며 “현재 시리아 경제는 붕괴 직전”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은 “후사멜딘의 사임 발표가 알아사드 정권 내부 균열의 신호인지 주목된다”고 분석했다. 시리아 정부 측은 현재까지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후사멜딘의 사임 발표는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이 미국의 시리아 공격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나온 것이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뎀프시 합참의장은 7일(현지시간) 열린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시리아 군대에 대한 공중 감시와 항공 금지구역 설정, 해상 감시 등을 포함한 조치가 검토됐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국가안보회의의 참모를 통해 군사 조치가 필요한지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청문회에 함께 출석한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은 “군사 조치 검토는 아직 초기 단계”라며 “대통령의 추가 지시는 없었다”고 말했다. 패네타 장관과 뎀프시 합참의장은 청문회에서 “현재로선 군사 개입보다는 외교·경제적 압력을 가하는 게 알아사드 대통령으로부터 시리아 국민을 보호하는 최선책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다만 앞으로 어떤 대응책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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