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박스용 '리니지' 어디서 개발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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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초 누적 회원수 500만명을 돌파하는 등 국내 온라인 게임의 대표 주자격으로 불리는 `리니지''의 X-박스 탑재는 어느 업체가 담당하게 될까. X-박스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내년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는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로 현재 세계시장을 휩쓸고 있는 일본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을 겨냥해 MS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인터넷기능이 내장된 게임기다.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이와 관련, 지난 7월 언론보도를 통해 MS와 ''리니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이르면 연내에 X박스용 리니지 개발에 착수할 계획을 밝히고 국내 업체로는 최초의 MS의 게임기 사업파트너임을 자부해왔다.

따라서 `리니지''의 X-박스탑재는 이 게임의 개발사인 엔씨소프트에게는 MS의 전세계적인 유통망을 통해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고 MS는 국내 최고의 온라인 게임을 통해 한국시장에서 성공을 `예약''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지난 20일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전문업체 ㈜디지털드림스튜디오는 `리니지''의 원작자 신일숙씨가 속한 ㈜애니키노와 `리니지''의 온라인 게임을 제외한 게임개발분야의 라이선스계약 체결을 발표해 `리니지''와 X-박스 문제가 표면화됐다. 

디지털드림스튜디오는 "`리니지''의 X-박스용 게임은 온라인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디지털드림스튜디오에서 개발할 것"이라며 "MS측과 활발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는 "알려진 바와 같이 MS와 이미 X-박스용 게임 개발 계약을 체결했고 X-박스의 하드웨어가 공개되는 대로 이에 탑재될 `리니지''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입장의 차이는 X-박스가 기존의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와 달리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이 원인이 되고 있다. 즉, 디지털드림스튜디오측은 플랫폼이 콘솔이기 때문에 온라인 플레이가 되더라도 가정용 비디오 게임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엔씨소프트는 콘솔용이라도 온라인 플레이가 되므로 명백히 온라인 게임이라는 반론을 펴고 있는 것.

그러나 양측 모두 MS와 어떤 수준의 계약을 체결했는 지에 대해서는 모두 함구로 일관하고 있어 다음달 MS가 X-박스의 국내 파트너사를 공식적으로 발표할 때까지 양측의 주장은 평행선을 그을 것으로 예측된다.

만약 엔씨소프트가 X-박스용 `리니지''를 개발한다면 `수순''대로 이 회사의 온라인 게임시장에서의 지배력이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국내 최고의 온라인 게임이 PC용과 콘솔용으로 나뉘어 시장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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