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장세 속에서도 반도체 장비株는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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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도체장비 시장은 향후 3년 동안 연평균 23.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해 19억달러 규모였던 국내 반도체 시장은 오는 2002년엔 35억달러 규모로 불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인터넷, 초고속통신망 등 통신시장의 급속한 발전으로 늘어나는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반도체 생산업체들은 신규 생산라인을 건설하거나 기존의 생산라인을 확장하고 업그레이드 하기 위한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장비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세계 반도체 생산업체의 투자 규모는 향후 3년 동안 연평균 35.5% 증가, 99년 3백46억달러 규모에서 2002년에는 8백6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 반도체 생산업체의 투자액 중 5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전공정 장비는 그 시장규모가 향후 3년 동안 연평균 33% 이상 성장하여 2002년에는 4백26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데이타퀘스트’는 전망하고 있다.

D램을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를 주로 생산하는 국내 반도체 생산업체들은 반도체 경기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매출과 이익이 늘어남과 동시에 설비투자도 큰 폭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전자로 대표되는 국내 반도체산업에 2000년부터 동부전자도 진출함에 따라 반도체 관련 투자규모는 향후 3년 동안 연평균 27.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2000년 투자규모는 전년대비 58% 증가한 52억달러 수준으로 예상되는 등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매출 증가가 투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장비 시장은 향후 3년 동안 연평균 23.4% 증가,그 규모는 작년의 19억달러에서 2002년에는 35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인 반도체장비 제조회사들의 장비별 매출(99년 기준)을 보면 전공정 장비의 매출 비중이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이는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장비 수요가 기존 fab을 확장하거나 생산라인의 업그레이드 부문에 주로 이루어진 것도 있지만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요구하는 반도체의 회로선 폭이 미세해짐에 따라 그동안 꾸준히 R&D투자를 한 반도체장비 제조업체들이 전공정 장비의 성능을 개선시켜 반도체 생산수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공정장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볼 수 있다.

또한 국내의 반도체 제조업체의 경우 작년에는 신규 fab의 건설이 많지 않았으나 2000년에는 삼성전자, 동부전자 등에서 신규 fab건설을 서두르고 있어 신규 생산라인 건설에 따른 장비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3백mm 웨이퍼 생산으로 변화 기대

향후 3백mm 웨이퍼 생산라인이 도입될 경우에는 반도체 장비업계에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전공정 장비의 경우 회로선 폭이 더욱 미세해지고 웨이퍼 구경이 커짐에 따라 기존의 2백mm 웨이퍼 생산라인에서 사용되었던 장비를 사용할 수 없게 되어 3백mm 웨이퍼용 신규 장비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세계적인 반도체장비 제조업체들은 지난 해에 3백mm 웨이퍼용 장비 개발을 완료하고 올해부터는 시장 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하반기에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는 한편, 코스닥시장이 활성화되면서 20개가 넘는 반도체장비 및 부품회사가 코스닥시장에 등록하였다.

그에 따라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코스닥 등록과 증자를 통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설비증설 및 연구개발 투자의 여력을 갖게 되었다. 따라서 재무적 안정성을 바탕으로 영업활동을 극대화하여 2000년 상반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50∼1백%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2000년 이후에도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설비투자가 늘어남에 따라 이들 반도체장비 제조업체들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꾸준한 외형성장

업체별로 살펴보면, 가스공급장치, chiller 등 주변장비를 생산하는 케이시텍, 아토, 유니셈, 코삼 등의 매출액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대만 등지로 수출 실적이 우수한 케이씨텍과 아토의 성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검사장비 부문에서는 미래산업의 test handler 이외에도 chipmounter 매출 증가가 돋보이고 있으며 디아이와 평창하이테크도 꾸준한 외형 성장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소재 및 부품 제조업체들의 매출액은 반도체 생산량과 밀접한 관계에 있어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반도체 생산량이 늘어남에 따라 이들 반도체 소재 및 부품 제조업체들의 매출도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신성이엔지 등 클린룸 관련 업체들도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기존 fab을 확장하거나 신규 fab을 건설함에 따라 클린룸 건설 수주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국내 반도체장비 수요(99년 기준)는 19억달러에 달했으며, 전공정 장비의 수요는 13억3천만달러로 전체 반도체장비 수요의 68.8%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전공정 장비의 국산화율은 전체 반도체장비의 국산화율 12.5%의 절반 수준인 6.6%에 지나지 않아 전공정 장비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기술 개발이 비교적 용이한 조립장비, 검사장비 및 관련장비 등 후공정 장비의 경우에는 지난 99년 기준으로 국산화율이 각각 36%, 19%, 28%에 달하였으며 일부 장비의 경우 해외로 수출도 하고 있다. 2000년에는 아남반도체 등 foundry 업체들의 매출 증가에 따른 투자 확대로 이들 후공정 장비의 국산화율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그만큼의 수입대체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내 반도체장비 제조업체들은 95년 전후 설립돼 기술수준이 외국 반도체장비업체에 미치지 못하고 매출 규모 면에서도 외국업체들과 비교하면 아직까지 미미한 수준이다. 또한 대부분의 장비제조업체들이 국내 반도체 생산업체에 매출을 의존하고 있어 이들 업체와의 관계로 인해 반도체 경기의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다.

차진호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마우스와 키보드로 찾아낸 즐거운 인생 iWeekly 제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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