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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한국계 샛별' 대니얼 안 "올해도 금"

미주중앙

입력

세계 자본시장의 심장부인 뉴욕 월가에 한국계 '샛별'이 떴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원자재 전략 헤드 겸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대니얼 안(28.사진). 세계적인 IB(투자은행)로 꼽히는 씨티그룹에서 20대가 헤드를 맡는 일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그는 16세 때 프린스턴대에 진학해 학부.석사 과정을 3년 만에 끝냈다. 하버드대 박사학위도 3년 만에 따낸 그는 바클레이스캐피털.리먼브러더스 등을 거쳐 미 최대 헤지펀드 중 하나인 '시타델 인베스트먼트 그룹'에서 거시경제 리서치 헤드로 일했다.

그가 월가의 시선을 끌기 시작한 건 2008년 국제 유가가 급등할 때다. 배럴당 최고 200달러까지 간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대부분이 강세를 점쳤다. 하지만 그는 반대로 투기 수요가 줄면서 조만간 급락할 것으로 봤다. 실제 그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유가는 3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다. 현재 그는 월가에서 가장 주목받는 원자재 시장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올해 가장 유망한 원자재를 꼽자면 단연 금"이라며 "지난 3년간 연평균 25%씩 올랐던 급등세는 나타나지 않겠지만 올해 10% 정도 상승해 온스당 1800~1900달러에서 거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력을 보니 말 그대로 '천재'다.

 "서울대에서 수학을 전공한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수리에 관심이 많았다. 아홉 살 때 샌타클래라대에서 수학 과목을 들었다. 고교 시절 석.박사 과정을 이수한 덕분에 박사학위도 남들보다 빨리 받을 수 있었다."

-씨티그룹에서 가장 젊은 헤드 중 한 명이다.

 "나이가 어리다 보니 관심을 받긴 한다. 하지만 미국에선 능력과 경험이 있다면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헤드가 될 수 있다. 열심히 일해 성과로 인정받으려고 한다."

-월가에서 한국계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한국계 미국인뿐 아니라 한국인들도 월가에 많이 와 있다. 아주 열심히 일하고 스마트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덕분에 월가에서 한국인에 대한 평가가 좋은 편이다. 주로 트레이더나 펀드매니저가 많은데 이코노미스트 쪽으로 좀 더 많이 진출했으면 좋겠다."

-올해 원자재 시장 전망은 어떤가?

"테일리스크(Tail Risk 가능성은 적지만 발생하면 큰 파장을 일으키는 위험)가 큰 한 해다. 미국-이란 간 충돌 유로존의 재정위기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 등에서 불확실성이 크다. 여기에 각국이 선거 시즌을 맞아 정책의 변화도 감지된다. 이런 테일리스크가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을 키울 것이다. 역으로 투자자에겐 큰 수익을 낼 기회가 될 수 있다."

-당신이 펀드매니저라면 어떤 원자재에 투자하겠는가?

"금이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때문이라기보다는 시중에 풀린 돈이 투기 목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인플레이션 방어 수단으로서의 매력도 여전하다."

-원유는 어떤가?

"미국-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유가가 계속 상승하고 있다. 실제 군사적 충돌이 벌어진다면 유가는 배럴당 150~175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여유 생산능력이 있다고 하지만 실제 공급한 적은 없어서 시장은 이를 믿지 않는다. 하지만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올해 120~125달러를 고점으로 110달러 선에서 움직일 것이다."

-다른 원자재는 어떤가?

"니켈.구리.알루미늄 같은 기초금속도 올해 강세가 예상된다. 기초금속의 가격 상승 원동력은 중국이다. 약 40%가 중국에서 소비되고 있는데 중국 경제가 살아나는 하반기에는 상승세가 강해질 것으로 본다."

-일반인은 어떻게 원자재에 투자할 수 있나?

 "여러 원자재 가격 지수에 연동된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면 된다. 다만 선물.현물 간 가격 차이 때문에 ETF가 지수의 흐름을 제때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선물 가격의 변동이 덜한 귀금속.기초금속에 투자하는 ETF는 이런 문제가 별로 없다. 하지만 농산물이나 천연가스 ETF는 가격이 역방향으로 움직이거나 더 많이 떨어지는 경우도 나타난다."

-미국.중국 경제는 어떻게 보나?

 "미국의 경우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후유증이 아직 남아 있다. 최근 유로존 사태의 영향까지 감안하면 2014~2015년이 돼서야 예전 같은 성장세로 돌아올 것 같다. 중국은 2분기부터 경기가 회복될 것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금융 시스템이 취약하다는 점이 부담이다. 80년대 일본 90년대 한국이 겪었던 것처럼 중국도 언젠가 외환위기를 한번 겪을 것 같다."

대니얼 안 (Daniel Ahn, 한국명 안병현)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원자재 전략 헤드 겸 선임 이코노미스트. 바클레이스캐피털, 시타델 인베스트먼트 그룹 등 세계 굴지의 금융회사에서 일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자문역, 미국외교협회(CFR) 최연소 펠로 등을 거쳤으며, 미국 월가에선 차세대 원자재 전문가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지난주 본지와 인터뷰했고, 이후 전화 인터뷰를 추가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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