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분석! 'ON'시리즈1.관심도(度)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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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국영방송 NHK는 지난주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다이에의 전경기를 생중계 해주었다. NHK가 이렇게 특정팀의 경기만을 매일 연속적으로 중계 해준건 98년 메이저리그 마크 맥과이어의 한시즌 홈런 신기록 달성경기 연속편성 이후로 처음이었다.

여느해 같았으면 메이저리그 디비전 시리즈를 중계할 타임에 NHK는 다이에 경기를 한주 동안 연속편성 한 것이다. 근엄한(?) NHK가 디비전 시리즈 중계까지 뒤로 미루며 이런 극성을 편 것은 물론 'ON'시리즈 때문이었다.

익히 알려진대로 'ON'은 일본프로야구 역사상 최고의 타자로 평가받는 왕정치(오 사다하루) 다이에 감독과 나가시마 시게오 요미우리 감독의 이니셜이다.

선수시절 이 둘은 60년대 말에서 70년대초까지 요미우리의 3번과 4번을 맡으며 막강 살인타선을 구축, 요미우리의 9년연속 우승(1965-1973)이란 불멸의 신화를 만들어낸 주역들이다.

그리고 27년이 지난 올해 나가시마가 요미우리 감독으로서 센트럴리그를 제패한데 이어 왕정치 역시 다이에를 퍼시픽리그 2년연속 우승으로 이끌며 이제 동료가 아닌 적으로 만나게 되었다.

선수보다도 인기가 높은 이 두 스타 감독의 맞대결로 인해 이번 제팬시리즈는 어느해 보다도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벌써부터 일본 매스컴들은 이번 시리즈를 '꿈의 대결'내지는 '20세기 최후의 빅 이벤트' 라 표현하며 열기를 돋우고 있다.

이런 매스컴의 열기에 힙입어 일본 전국은 'ON'시리즈로 들썩이고 있다. 이번 시리즈의 시청률은 무난히 40%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입장권은 전경기 매진이 확실시된다. 방송료,광고비도 사상 최고액이 예상되고 있다.

일본 특유의 마케팅 상술역시 'ON'시리즈란 대목을 그냥 지나칠리 없었다. 다이에 구단은 3차전 다이에 선발을 맞추는 팬을 추첨해 2,000만엔의 상금을 주기로 하는 이벤트로 분위기를 띄우고 있고, 일본의 한 은행은 일본시리즈에서 'ON'대결이 이루어질 경우 이자를 높여주는 상품을 발매해 큰 호응을 얻는 등, 'ON'시리즈는 다방면에서 엄청난 경제효과를 내고 있다.

또 도쿄의 경제연구소는 이번 시리즈가 약 1천 5백억엔에서 2천억엔에 이르는 경제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94년 요미우리 우승시 5백억엔과 작년 다이에 우승시 5백억엔에 두팀이 맞붙을 경우 나타나는 시너지효과를 합산해 추산한 수치다.

현재까지 엄청난 관심과 천문학적인 돈잔치를 벌이고 있는 이번 'ON'시리즈는 결과를 떠나서 그야말로 일본야구 역사상 가장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빅 매치임에 틀림없다.

*한편 이번시리즈는 다이에의 홈구장인 후쿠오카 돔에서 시리즈 기간에 의학 세미나가 열리는 관계로 1,2,3차전이 연속으로 이어지고 이틀쉰후 다시 4,5,6,7차전을 하는 강행군이 예정되어 있다. 이번 시리즈의 1차전은 10월 21일(토) 요미우리의 홈구장인 도쿄돔에서 개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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