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리키마틴에 웃고 운 한국관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주 열린 라틴팝스타 리키 마틴의 내한공연이 기획사의 부실한 공연준비와 무성의한 태도로 씁쓸한 뒷얘기를 남기고 있다.

이날 공연장의 대혼란은 시작 전부터 예견된 상황 있었다. 공연시간인 저녁7시30분, 급하게 위치를 바꾼 프리미엄석 일부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아 무대 앞은 여전히 자리를 찾지 못한 관객들로 어수선했다.

공연이 40분 가량 지연되자 미리 자리를 잡고 기다리던 관객들도 하나 둘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 때 갑자기 리키 마틴의 노래가 울려퍼졌고 그나마 있던 진행요원까지 사라지자 우왕좌왕하던 관객들은 일제히 무대 앞으로 몰려들었다. 관람석은 일대 아수라장이 됐고 대형사고의 위험 속에 아슬아슬하게 공연이 진행됐다.

기획사인 엑세스(www.allaccess.co.kr)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관객은 "15만원이나 주고 표를 샀지만 한시간반동안 의자 모서리를 딛고 겨우 서있었고 그나마 리키 마틴의 얼굴은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며 "말도 안되는 상황을 참을 수가 없었다"고 당시의 심정을 토로했다.

엑세스는 사죄문을 게시하고 보상책을 모색하는 등 뒤늦게 사태수습에 나섰지만 '아르바이트를 시켜 일을 진행했다' '외국 아티스트의 경우 공연시작은 현지(기획사)
권한이 아니다' '리키마틴 콘서트는 어느 나라에서나 스탠딩 상황이 연출된다' '손을 흔들며 열광하는 팬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 제지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는 등 궁색한 변명으로 피해를 당한 관객들을 더욱 분노케 하고 있다.

참여연대(peoplepower21.org)
는 이날 피해사례들을 모아 공동대응을 준비 중이다. 필요에 따라 법적 손해배상요구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매끄럽지 못한 진행으로 이미지에 먹칠을 한 엑세스는 공연 수익면에서도 수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리키 마틴에게 86만달러의 개런티를 지급했지만 4만5000여 객석 중 관객은 2만여명에 불과했고 그나마 유료 관객은 1만명선이었다.

Joins 엔터테인먼트 섹션 참조 (http://enzone.joins.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