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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리메드·허브메디닷컴 등에서 한방벤처 시동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희대 한의학과 출신이 앞장서

한의사들의 벤처기업 창업은 서양의학을 다루는 의사들에 비해 활발하지는 못한 편이다. 벤처기업 CEO로 활동 중인 한의사는 이응세·김경철·이승교·이태후씨 등 불과 몇 명에 그치고 있다. 한의사의 벤처 창업은 아직 시작 단계인 셈이다.

하지만 한의사들의 벤처행은 조만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의학을 활용해 예방이나 치료 분야에서 새로운 틈새시장을 창출하겠다며 벤처기업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한의사들이 적지 않은데다 특히, 한의학 분야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치료 위주의 현행 의료체계가 향후 20년 안에 예측 및 예방 중심의 의료형태로 변모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데서 비롯된다.

한의사들이 벤처기업 창업을 통해 진출하고 있는 분야는 바이오테크, 의료정보 서비스, 그리고 진단 및 치료기기 제조 등. 외견상으론 서양의학을 다루는 의사들의 벤처행과 별다른 차이점이 없어 보이나 굳이 차이점을 찾아본다면 저마다 ‘한방 바이오벤처’를 모토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조사된 한의사 벤처경영인들의 면모를 보면 모두 경희대 한의학과 출신으로 30대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이응세 퓨리메드 대표는 재활의학 분야의 임상가로 잘 알려진 인물.

상지대 부속병원 재활의학 과장을 거쳐 부원장을 역임한 후 지난 해 9월 동료 한의사 2명(손철훈·최보업씨)과 함께 예한의원을 열어 대표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지난 7월 말 예한의원 2명의 파트너 원장을 비롯 김흥렬 경희대 한의학과 예방의학교수, 배현수 경희대 한의학과 생리학 교수 등과 함께 퓨리메드를 설립, 대표로 취임했다.

퓨리메드의 사업영역은 유전자 진단사업, DNA를 이용한 한약재 성분 생체활성 물질의 대량생산, 생약을 이용한 살균 소독 물질 생산, 학습 및 기억력 향상 촉진 생약 개발 및 생산 등. 이대표는 “사상체질 진단을 주종으로 하되 실질적으로는 세계적으로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지놈 유전자 분석을 통한 한의학적 질병 진단과 예방 및 치료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철 동의대 한의과대학 생리학 교수는 한방치료기 분야에서 터전을 닦고 있다.

평소 기(氣)에 대한 관심이 높아 ‘氣박사’로 통하고 있는 그는 산자부 신기술 창업자금을 지원받아 지난 1월 한방의료기기 생산업체인 근주기술을 설립했다.

그가 운영하고 있는 근주기술은 초저주파를 이용해 두뇌안정과 생체활성을 도모해 질병을 치료하는 ‘한방 생체 파동 공명 치료기(WAVE-R)’를 비롯 경혈에 가시광선의 선택된 광색자극을 가해 질병을 치료하는 ‘경혈광색치료기’, 그리고 혈액의 형태를 관찰하면서 치료 효과를 알아볼수 있는 ''생혈액 분석시스템'' 등을 개발하는 성과를 거둬들였다.

생체기의학회 총무와 한방진단학회 운영위원으로도 활동 중인 김대표는 “앞으로 32가지 한약을 이용한 한약 건강베개와 전자식 배꼽 약뜸기, 회춘 기공침대 등 한의학의 이론과 기술을 이용한 건강기구도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태후 한방텔레콤 대표도 한의사이자 대학 교수로 한방 벤처기업을 설립한 케이스.

현재 한서대 정보산업대학원 수안재활복지학과 교수로 활동 중인 그가 1대1 한방 주치의 서비스와 함께 다양한 건강정보를 제공하는 ‘한방텔’ 사이트를 오픈한 것은 지난 1월. 한방텔레콤은 15명의 한의사와 8명의 영양사 등 80여명의 건강관련 전문가들과 각 지역별로 건강상담을 맡고 있는 2백여명의 회원 한의사를 포진시키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한방텔은 오는 25일부터 주치의 닷컴(http://www.juchiee.com)으로 개편해 식생활 전반에 걸친 포괄적인 콘텐츠를 추가시킬 계획이다. 이대표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각 질환에 맞는 질환별 요리, 체질별 요리, 연령별 요리, 계절별 별미, 세계의 별난요리, 날씨·기호·기분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요리 등 3천여 개의 식단이 제공된다”고 밝혔다.

이승교 허브메디닷컴 대표는 한의계에서는 강한 추진력과 치밀한 기획력이 돋보이는 지략가로 소문난 인물. 본인의 고사에도 불구하고 대한한의사협회에서 그에게 기획이사란 직책을 떠맡기다시피 한 것도 그의 기획력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7년부터 금년 3월까지 명인한의원 원장으로 재직하면서 봉독요법을 통한 관절염 치료를 집중적으로 파고들기도 했던 그는 지난 6월 세계적인 한방 포털 사이트를 지향하는 허브메디닷컴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한의 외치요법학회의 지분출자와 함께 10여명의 한의사가 주축이 돼 설립된 허브메디닷컴은 한방 바이오 벤처기업. 한방 의료기관에서 임상 효능이 확인된 조루 치료제, 자궁질환 치료제, 알레르기 치료제, 화상치료제, 관절염 치료제 등 10여 종의 한방 전문치료제를 상품화시켜 판매하는 한편 기능성 한방비누, 한방베개, 한방 방향제 등 다양한 일반 생활용품도 판매하고 있다.

이대표는 “앞으로 일정 부분 한의학적 효능이 기대되는 상품을 개발해 의료 관광삼품으로 내놓는 한편 한방 바이오기술을 통한 신약 개발을 통해 세계 시장에 진입하겠다”며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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