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철규 경기경찰청장 소환 통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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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이 이철규(55·사진) 경기지방경찰청장에게 이번 주 중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이 청장은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제일저축은행 유동천(72·구속 기소) 회장으로부터 모두 5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의 저축은행 비리 수사 과정에서 현직 경찰 고위 간부가 소환 통보를 받은 것은 이 청장이 처음이다.

 유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고교(동해 북평고) 후배인 이 청장과 오랫동안 알고 지냈으며 관리 차원에서 돈을 건넸지만 청탁을 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해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의 유흥업소 불법대출 수사 당시에도 유 회장이 이 청장에게 돈을 건넨 사실을 확인했다. 제일저축은행은 경찰 수사에서 종업원들이 선불로 돈을 빌리면서 작성한 서류를 담보로 유흥업소들에 1500억원가량을 불법대출해 준 사실이 적발됐었다. 당시 이 청장은 경찰청 정보국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검찰은 이 같은 정황으로 미뤄 이 청장이 유 회장에게서 받은 돈의 일부는 대가성 입증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청장은 “유동천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유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이미 조사를 마친 이광재(47) 전 강원지사, 정형근(67)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의장, 김택기(62) 전 의원 등의 사법 처리 여부도 조만간 결정할 방침이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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