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생태계 대탐험] 제1주제-벤처 진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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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중앙일보가 공동 주최하는 연중 기획 '새 천년 새 기업상(像)' 의 4차 세미나가 지난 6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의에서 1백여명의 방청객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21세기 한국 기업의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좌담 시리즈의 이번 주제는 '벤처 생태계 대탐험' . 이금룡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를 비롯한 기업.대학.연구소.정부 등 각계 전문가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디지털 혁명으로 인한 두드러진 생태계 변화는 우선 유통혁명이다. 온라인 회사인 옥션의 올해 거래실적은 2천5백억원을 기대하고 주식의 시가총액(3천7백억원)도 웬만한 백화점보다 크다. 불과 1백40여명의 직원이 이룬 성과다.

상품에서 고객 중심의 시대로 바뀌고 있다. 일본 도시바 사건처럼 한 직원의 불친절이 인터넷 고발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추락시킬 수 있다. 값싸고 질좋은 상품만 전부가 아니다.

또 지식.정보와 네트워크를 가지면 자본이 따라오는 시대가 됐다.중소기업도 대기업과 대등하게 거래할 수 있다.

이런 시대엔 개방적 사고와 빠른 의사결정이 필수적이다.

우리 회사의 절반 이상 직원은 대기업 출신인데 거대 기업조직의 느린 의사결정에 식상해 벤처기업을 택했다고 입을 모은다. 제품 주기는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점점 빨라진다.

온라인 사업은 0과 1 밖에 없는 디지털 전쟁이다. 오프라인에선 0.5, 0.3의 실력도 공존할 수 있지만 온라인은 승자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냉엄한 세상이다. 경쟁도 지구촌 차원이다.

야후.라이코스는 한국에서 5천만원의 설립 자본금으로 시작해 수천억원의 부가가치를 만들어냈다. 고용도 평생직장에서 평생직업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이처럼 한국경제는 급속히 디지털화하고 있다. 하지만 벤처 생태계는 여전히 미진하다. 우선 정보통신 혁명을 한때의 유행으로 보는 냉소적 시각을 버려야 한다.

이익 나지 않는 기업의 코스닥 등록을 막는 금융 규제는 불합리하다. 나스닥 기업의 40%는 적자영업기업이다. 벤처산업을 일부 기업가의 일확천금 무용담 같은 특정 분야 일로 치부하지 말고 정부와 산업계 모두 새천년의 새 국가경영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

<참석 전문가 명단>

▶주제 발표
제1주제〓벤처 진단-우리는 어디까지 와 있나(이금룡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옥션 대표)
제2주제〓벤처 생태계 국제비교(김정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제3주제〓끝나지 않은 실험-새기업 모델의 창조(이장우 경북대 교수)
▶사 회〓이윤호 LG경제연구원장
▶토론자〓이경수 지니텍 대표, 이인규 무한기술투자 대표,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 최준영 중소기업청 벤처기업국장, 양재찬 중앙일보 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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