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증시 전망] 미국 주택지수, 그리스 구제금융 주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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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언제까지 오르기만 할까. 지난주 코스피는 2023.47로 거래를 마쳤다. 한 주간 상승률은 1.49%, 주간 기준 7주째 계속 올랐다. 주 중 코스피지수 2000을 내주기도 했지만 주 마지막 거래일인 17일 장중 한때 2030선을 웃도는 등 뒷심을 발휘, 2000선에 안착했다. 그리스 구제금융 분위기가 무르익고 유럽과 미국 등에서 좋은 경제 지표가 나오며 세계 증시가 함께 올랐다. 특히 미국 시장이 강했다. 다우지수는 4년여 만에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국내 증시의 상승을 이끈 것은 ‘대장주’ 삼성전자였다. 17일 오후 한때 118만원까지 올랐고, 117만6000원으로 거래를 마쳐 장중·종가 기준 모두 최고가를 경신했다. 일본 엘피다 반도체의 자금난과 D램 값 반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그간 상대적으로 덜 올랐던 현대차도 한 주간 2.5% 올랐다. 지난주에도 외국인이 6000억원을 순매수,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000억원, 4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번 주에는 마침내 그리스 구제금융이 확정될지에 시선이 쏠린다. 이를 논의하는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가 20일부터 이틀간 열린다. 매번 결론을 내지 못하고 질질 끌어왔지만,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오재열 IBK증권 연구원은 “구제금융이 확정되면 원화 환율이 안정되고, 이에 따라 외국인의 주식 매수도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차 결정이 늘어질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그리스가 당장 디폴트를 맞을 상황은 아니므로 구제금융을 확정하는 것이 지연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눈여겨볼 만한 경제지표는 23일 발표될 미국의 지난해 12월 주택가격 지수다. 지난주 세계 증시가 함께 오른 배경에는 미국 고용지표와 주택시장 지표가 있었다. 본격적인 불황 탈출 신호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이번 주 나오는 주택가격지수도 바닥을 찍었다는 신호를 보낼지 주목된다. IBK투자증권 오 연구원은 “미국 고용지표 회복에 이어 주택시장도 바닥에서 벗어난다는 기대가 높아지면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 글로벌 소비 관련 주식과 금융주가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주 주식시장을 낙관했다. 그는 “그리스 구제금융이 확정되고 세계 경기지표가 동반 회복세를 보이면 국내 증시가 한 단계 더 오르는 촉매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 유동성의 힘으로 가파르게 오른 증시는 하락할 때도 기울기가 급하게 마련이다. 지수가 돌연 꺾이는 순간이 언제 올지에 대한 불안도 함께 커진다. 정복기 씨티은행 본부장은 “대형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지수가 오를 때마다 조금씩 차익을 실현하면서 경계감을 늦추지 않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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