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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화는 부상·동상 막는 생명줄 … 방수 잘되고 약간 큰 게 좋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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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륙 최고봉을 모두 밟은 전문 산악인 최오순씨는 지금도 “등산화는 생명줄과 같다”고 믿는다

현재 우리나라 등산 인구는 1500만 명에 이른다. 산을 찾는 이는 해마다 늘고 있다. 등반 사고도 덩달아 증가하는 추세다. 산을 자주 찾는 사람도 안전에 대해선 크게 신경쓰지 않는 탓이다.

 기능성 섬유 ‘고어텍스(GORE-TAX)’를 취급하는 ‘고어코리아’가 선정한 전문 산악인들로부터 안전한 산행을 위한 요령에 대해 들어봤다.

 고어코리아는 지난해 8월 전문 산악인 여덟 명을 ‘마스터 클라이머’로 뽑았다. 이어 11월에는 다양한 성별·연령의 일반인 50개 팀(약 250명)을 선발해 3개월간 등산 장비와 활동비를 지원하는 ‘해피풋캠페인’을 진행했다. 캠페인 기간 동안 일반인 참가자들은 ‘마스터 클라이머’로부터 안전한 등산 노하우를 전수받고, 실제 산행에 적용하는 체험을 했다.

 전문 산악인들이 안전한 등산을 위해 가장 중요하게 꼽은 테마는 ‘발’이었다. 마스터 클라이머로 나선 최오순(45·사진) 대한산악연맹 교육기술위원은 “1000m든, 500m든 정상을 밟으려면 장비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특히 등산화는 생명줄과 같다”고 강조했다.

 1993년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를 비롯해 5대륙 최고봉을 차례로 점령한 최 위원은 지금도 산행 시 등산화에 가장 신경을 쓴다고 귀띔했다. 발은 신체 중 가장 쉽게 피로를 느끼는 부위다. 부상 위험도 높다. 게다가 등산화가 젖어 있는 채 산행을 하면 발에 물집이 생기거나 겨울철에는 동상에 걸리는 등 아찔한 상황을 유발할 수 있다.

발의 열기와 땀을 바깥으로 잘 배출하고 외부 수분을 철저히 차단해야 좋은 등산화다.

최 위원은 발과 관련된 몇 가지 충고를 했다. 첫째로 등산화는 고어텍스 등 방수성·투습성이 뛰어난 제품을 고를 것. 둘째로 등산화가 너무 딱 맞으면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하고, 너무 크면 하산할 때 발 쏠림으로 발가락 통증을 유발하니 적당한 치수를 선택할 것. 셋째로 발의 피로를 줄이기 위해 땅을 밟을 때는 발바닥 전체를 이용할 것. 넷째로 보폭은 무리 없이 유지하되 급경사 오르막이나 내리막에서는 평지보다 줄일 것. 마지막으로 산에 오를 때는 전체 체력의 40%, 내려올 때는 30%를 소모하고 남은 30%는 예비 체력으로 저장해 둘 것 등이다.

 지난해 11월 12일 발대식을 가진 ‘해피풋캠페인’ 참가팀들은 3개월간 설악산·지리산·오대산·치악산 중 한 곳 이상을 등정하고 등반 중 만난 사람들에게 전문 산악인의 안전 등산 요령을 알리는 등 다양한 미션을 수행했다. 이 중 ‘깻잎파’ 팀의 일원으로 참여한 김희란(27)씨는 가장 활발한 활동으로 팀·개인 부문에서 각각 1, 2등의 영예를 안았다.

 김씨는 “치악산에서는 아홉 시간 동안 발이 푹푹 빠지는 눈밭을 헤맸다”며 “그렇지만 전문 산악인이 귀띔해 준 대로 등산화를 고른 덕분에 동상을 면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예전에는 몰랐던 안전한 등산법을 전문가의 지도를 통해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며 “이번에 배운 등산 요령을 주변 사람들에게도 알리겠다”고 말했다.

 고어코리아는 이번 행사의 성과를 계기로, 오는 3월 전문 산악인과 아마추어 등산팀이 동반 산행하는 프로그램도 추진할 계획이다.  

나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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