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여자가 남자보다 하지정맥류에 잘 걸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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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맥의 하지정맥류 이야기]

부산 닥터맥외과
박우일 원장

정맥의 혈액순환이 안되어 생기는 하지정맥류. 여성들만의 병일까? 남자도 걸릴 수 있을까?
필자는 많은 상담을 통해서 남자들이 자신의 종아리에 불룩 솟은 굵은 혈관을 남성의 강인함으로 오해하는 사례를 보았다. 이것은 하지정맥류는 여성의 병이고 남성은 걸리지 않는 병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이런 인식은 우리 사회 배경에 의해 생긴 것 같다. 남자들은 다리에 혈관이 울퉁불퉁 튀어나와 있어도 바지를 입고 다니므로 다른 사람의 시선을 받지 않으며, 특별한 증세가 없으면 병원을 잘 찾지 않는다. 그러나 반대로 여자들은 남자보다 종아리 노출이 있는 치마를 입고 미용에 관심이 많으므로 여자들만 걸리는 병처럼 인식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하지정맥류를 유발하는 원인에는 뭐가 있을까요?
하지정맥류를 일으키는 요인으로 유전적 요인외 성별, 연령, 직업, 임신 등 다양한 요인으로 알아보도록 하자.

하나, 하지정맥류는 유전일까?
프랑스의 한 연구통계에 의하면 부모 모두에게 하지정맥류가 있을 때, 자녀에게 하지정맥류가 발생할 확률은 90%이상, 한쪽 부모에서만 하지정맥류가 있을 때, 자녀에게 발생할 확률은 남성 25%, 여성 62%, 부모 모두 하지정맥류가 없을 때도 자녀에게 하지정맥류가 발생할 확률은 20% 정도로 보고된 바 있다.

둘, 여자가 남자보다 하지정맥류에 잘 걸린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2-4배 가량 더 흔히 하지정맥류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셋, 하지정맥류가 잘 걸리는 직업군은?
오래 서있거나, 앉아 있는 직업군에서 하지정맥류가 흔히 발생한다. 대표적인 직업군으로는 백화점, 마트 등의 판매직, 선생님, 외과 의사, 간호사, 이미용업종사자, 제조업에 근무하시는 분들에서 흔히 발생한다.

다섯, 임신 중 하지정맥류가 잘 걸린다?
임신 중에 여성호르몬의 변화가 정맥 혈관에 작용하여 하지정맥류가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전체 혈액량이 증가하고 뱃속의 아이로 인해 복압이 증가하는 것도 하지정맥류가 임신 중에 빨리 진행하게 되는 악화요인으로 본다.
임신 중에 발생한 하지정맥류의 경우, 출산후 약 3개월 내에 좋아지고 증상도 호전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하지정맥류가 진행하는 경우가 흔하므로 임신 중에 하지정맥류가 발생한 경우 출산 3개월 후에 혈관초음파 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여섯, 연령과도 상관 있을까?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하지정맥류의 발생률이 증가한다. 또한 최근에는 비교적 나이가 어린 중고등학생에서도 하지정맥류가 흔히 발생하는데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시간이 많아진 영향으로 추측된다.

일곱, 기타 알아둬야 할 요인
변비, 피임약 복용, 과체중 또는 비만, 다이어트로 인한 급격한 체중감소, 다리를 꼬고 앉거나 오랫동안 쪼그리고 앉는 경우, 너무 허벅지가 조이는 옷을 입는 등 잘못된 생활습관 등도 하지 정맥류의 유발 악화요인으로 추정된다.

모든 질병이 그렇지만 하지정맥류도 유발원인이 있으며 이러한 유발원인을 잘 인지하고 피하는 것이 정맥류 발생을 줄이며 건강한 삶을 사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박우일 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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