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루머, 유럽발 위기에 허덕…한국GM·르노삼성 ‘인재’ 정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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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한국GM과 르노삼성이 올 들어 일련의 인사를 통해 전열 정비에 나서고 있다. 각각 대우와 삼성이라는 대기업에서 출발했지만 대우사태와 외환위기를 맞아 해외에 매각된 점에서 닮은 두 업체는 최근에도 어려움을 함께 겪어왔다. 한국GM은 지난해 3월 ‘쉐보레’ 브랜드를 론칭한 뒤 내수 면에서 성장을 이뤘지만 올 초 사장이 전격 사임하면서 각종 루머에 시달렸다. 르노삼성은 유럽발 경제위기 등 각종 악재 속에 지난해 사상 최악의 내수 판매를 기록했고 그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한국GM은 14일 손동연(54) 한국GM 기술개발부문 부사장이 GM 본사의 글로벌 소형차개발부문을 총괄하는 부사장으로 임명됐다고 밝혔다. 손 부사장은 1989년 대우자동차에 입사한 ‘대우맨’이다. 손 부사장이 맡고 있던 기술개발부문 부사장은 GM해외사업부문(GMIO)의 스티브 클락(54) 차량개발 총괄 부사장이 겸임한다. 한국GM 측은 “올초부터 돌던 한국GM의 역할 축소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인사”란 평가를 내놨다. 지난 3일 ‘신차 기획통’으로 불리는 세르지오 로샤 신임 사장이 선임된 데 이어 손 부사장이 글로벌 GM의 소형차 개발을 총괄하게 되면서 한국GM의 위상이 오히려 강화됐다는 얘기다.

 르노삼성은 13일 국내영업본부장에 이성석(51) 전 현대차 인도법인장을 선임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일엔 홍보본부장에 나기성(52) 전무를 임명했다. 르노삼성 측은 각각 전임자의 임기 만료와 개인사정에 따른 사임 때문에 인사가 이뤄졌다고 설명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극심한 내수부진을 겪고 있는 르노삼성이 인사를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들 본부장은 모두 50대 초반이다. 지난해 9월 부임한 프랑수아 프로보(44) 사장은 취임 이후 현장 소통과 투명성 제고에 주력해왔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특별한 의도를 가진 깜짝 인사는 아니다”라며 “홍보와 영업 부문이 새로 짜여진 만큼 회사가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GMIO( GM 해외사업부문)

미국 GM이 파산보호에서 벗어난 이후 조직을 개편하면서 생겨난 사업부문. 2010년 이전 GM의 전 세계 사업조직은 GMNA(GM북미사업부문), GME(GM유럽사업부문), GMAP(GM 아시아·태평양사업부문), GMLAAM(GM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중동사업부문)으로 나뉘어 있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북미와 유럽을 제외한 GMAP와 GMLAAM을 묶어 GMIO로 재편했다. 한국GM은 GMIO 사업부문에 속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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