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통용 진통제, 어떻게 먹어야 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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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다 심한 통증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약을 많이 먹으면 몸에 나쁠까 걱정돼 꾹꾹 참았다가 못 견딜 정도로 아플 때만 진통제를 복용한다. 약의 내성도 걱정되지만 어떤 약을 얼마나 자주 바꿔가며 먹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생리통으로 불편해하는 여성들은 보통 진통제를 찾는다. 하지만 한 가지 약을 계속 먹으면 내성이 생길까 걱정도 되고, 진통제 자체가 몸에 부담이 될까 두려워 복용 자체를 회피하는 여성들도 상당하다. 생리통용 진통제를 둘러싼 오해들과 올바른 생활 습관에 대해 알아봤다.

Q. 아무래도 ‘약’이기 때문에 몸에 부담이 갈까 우려하며 복용을 회피하는 경우가 있는데

순천향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이임순 교수: 생리통이 있으면 진통제를 먹어 고통을 진정시키는 것이 좋다.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를 생리시작일부터 며칠간 복용하거나, 피임약을 용법대로 먹으면 일차성 생리통 환자의 약 80% 이상이 효과를 본다. 이런 약이 건강에 문제가 되거나, 중독을 일으키진 않는다. 생리통이 심하면서 피임을 원할 경우에는 먹는 피임약을 주기적으로 복용한다. 호르몬이 함유된 자궁 내 장치 미레나를 삽입해 좋은 효과를 보기도 한다.

Q. 여성들에 따라 심하게 아픈 경우도,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 교수: 생리 직전에는 자궁내막에서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호르몬이 증가된다. 이 프로스타글란딘에 자궁근육이 민감하게 반응해, 자궁근육이 과도한 수축을 하고 자궁의 혈류량이 감소되는 것이 생리통의 원인이다. 사람마다 프로스타글란딘의 분비 정도나 자궁근육의 반응 정도가 다르므로 생리통의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이다.

Q. 생리통이 너무 심한데 통증을 완화시키는 생활 습관이 있다면

이 교수: 평소 아랫배를 따뜻하게 하고 생리 중에는 차가운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통증이 심할 때는 따뜻한 수건이나 팩을 배에 얹어놓고 편안히 누워 있는다. 스트레스는 생리통을 심화시키는 원인이 되므로 스트레스를 완화시켜 준다. 어떤 방법으로도 생리통이 줄어들지 않거나 생리통이 이전과는 달리 갑자기 심해졌다면 자궁에 질병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Q. 같은 브랜드의 진통제를 계속 먹으면 정말 내성이 생기나

제일병원 의학연구소 산부인과 김혜옥 교수: 생리를 시작되자마자 일찍 진통제를 먹을 것을 추천한다. 같은 계통의 진통제 복용이 1년 이상 장기화 될 때에는 진통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 따라서 2 종류의 진통제를 6개월 간격으로 번갈아 먹는 방법이 좋다. 어떤 진통제라도 생리가 시작됐을 때 생리통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도 록 바로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Q. 연령별로 진통제의 복용량, 시기에 차이가 있나

김 교수: 일반적으로 연령에 따른 진통제 복용량의 차이는 없다. 하지만 20~30대 젊은 여성은 진통제를, 출산을 마친 30대 후반에서 중년의 여성들은 적극적인 원인 치료나 미레나 같은 루프 삽입을 추천한다.

Q. 생리통은 일차성, 이차성으로 구분된다는데 차이점은

김 교수: 검사 상 특별한 질병이 없이 생리통만 있으면 일차성 생리통이라고 한다. 진통제를 적절히 먹으면 80~90%가 호전된다. 진통제로 효과를 보지 못했을 때는 경구피임제를 이용해 증상을 완화할 수도 있다. 이와 달리 생리통이 자궁선근증, 자궁내막증과 같은 질병 때문에 나타날 때를 이차성 생리통이라 한다. 생리통이 극심하거나 심해질 때에는 산부인과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Q. 생리통이 너무 심해서 진통제를 용량보다 많이 먹었는데

김 교수: 폐경, 혹은 임신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같은 부작용은 없다. 문제는 자궁내막증 같은 병변 때문에 아픈 건데 이를 모르고 진통제만 먹는 경우다. 자칫 진통제에 의존하다 병을 늦게 발견할 수 있다.

<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사진="황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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