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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까송에서 열린 제2회 국제여성영화제

중앙일보

입력

영화를 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특히 여성의 입장으로는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여성영화인들을 위해 매년 프랑스에서 열리는 "국제 여성영화제(Le Festival International du Cinema au Feminin)"라는 영화제가 있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는 이 영화제가 지난 9월 18일부터 24일까지 프랑스 아르까송에서 열렸다.

이번 영화제는 8편이 참가한 경쟁부분과 프랑스 여배우 미우-미우, 우리나라에도 〈로망스〉로 알려진 까트린 브레이아 감독과 최근 TV영화제작에 깊은 관여를 하는 크리스틴 고즈 레날에 대한 오마주 등으로 구성되어 약 60여편의 영화가 상영되었다.

모두 다섯개 부문의 황금반지상을 놓고 경합을 벌였는데, 대상은 아네 오바디아와 장-줄리앙 세르비 공동감독의〈장미의 털에서(Du Poil sous le Rose)〉에게로 돌아갔다.

주인공 루두두는 14살의 소녀.'엄마처럼 큰 가슴'을 가지는 게 소원이지만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도 어쩔 수 없다. 로맹은 엄마가 친구 프랑시스의 엄마와 동성애 관계에 있다고 믿고 엄마를 구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으로 '엄마와의 성관계'를 시도하지만 실패한다. 루두두와 로맹은 자신들의 계획을 성공하기 위해 서로 돕기로 한다.〈장미의 털에서〉는 이러한 사춘기적 상황들에서 생겨나는 해프닝을 코미디적 시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남녀 주연상은 안-소피 비로 감독의 〈소녀들은 수영을 할 수 없다(Les Filles ne Savent pas Nager)〉의 이실드 르 베스코와 까렌 알릭스(여)와 파스칼 엘소(남)가 수상했다. 관객상은〈사월의 대위(Capitaines d'Avril)〉가 받았다.

미국 출신인 피나 톨스 감독의 〈우먼 온 탑(Women on top)〉과 최우수 시나리오상을 받은 네덜란드 출신의 노라 호프 감독의 〈더 크로싱(The crossing)〉 두 편을 제외한다면 경쟁부분에 오른 나머지 6편 모두 프랑스 영화라는 점에서 국제영화제라는 이름이 무색하지만, 폐막작으로 선정된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버진 수사이드(Virgin Suicides)〉등으로 어느 정도 구색을 맞추었다는 평이다.

박스오피스 소식(9/12~9/19)

395개 극장에서 50만 이상을 동원하며〈낌새(Apparences)〉라는 제목으로 개봉한 해리슨 포드와 미셀 파이퍼 주연의〈왓 라이즈 비니스(What Lies Beneath)〉가 1위로 개봉했다. 지난주 1위로 개봉한 클린트 이스트우드의〈스페이스 카우보이〉는 20만을 조금 넘기며 2위로 물러났다.

이번주 개봉영화로는 올해 칸 영화제에 소개된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의〈황금잔(La Coupe d'or)〉이 5만명의 괸객을 동원하며 10위에 올랐다. 다음주 에드워드 양의〈이이〉,바벨 룽퀸 감독의〈결혼식(La Noce)〉를 비롯, 10월 중순에는 올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댄서 인 더 다크(Dancer in the dark)〉 등이 개봉될 예정이다. 칸 영화제 본선 진출작들이 프랑스 극장에 걸리는 전례로 비추어〈처녀들의 저녁식사〉와 〈거짓말〉이후, 다시 한번 우리영화〈춘향전〉이 프랑스에서 개봉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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