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총선에 대형 악재 되나 … 커지는 걱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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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전당대회 때 돈봉투 살포를 지휘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이 중동을 순방 중인 이명박 대통령에게 10일 사의를 표명했다. 김 수석이 10일 아침 출근을 위해 차량을 직접 몰고 서울 하월곡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강정현 기자]

새누리당은 박희태 국회의장에 이어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까지 사퇴함에 따라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돈봉투 사건이 19대 총선에서 선관위에 대한 디도스 공격 사건보다 더 큰 악재로 부상할 가능성에 대한 당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황영철 당 대변인은 10일 “김 수석의 뒤늦은 사퇴에 대해 당은 당혹하고 국민들은 실망할 수밖에 없다”며 “이제 국민 앞에 진실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수석이 당 소속 고승덕 의원과 진실 공방을 벌이며 거짓말을 해왔다는 걸 비판하는 듯한 뉘앙스다. 전날 박 의장의 사퇴를 두고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는 반응을 보인 것보다 한층 수위가 높아진 발언이다.

 황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지속되는 악재에 대해 논평을 내는 것이 마음이 무겁고 기분이 썩 좋지 않다”고도 했다. 19대 총선 공천 접수를 하는 도중에 돈봉투 사건이 정국의 중심에 부상하고 있어 당의 득표 전략에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총선기획단 관계자는 “그동안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모토로 일자리, 복지, 경제민주화 공약을 전향적으로 내놓았는데 돈봉투로 모두 잊혀지게 됐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인재들을 선보여 하루빨리 이슈를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을 ‘진실을 은폐하려 한 범죄 은닉 사건’으로 새롭게 규정하면서 파상 공세를 이어갔다. 신경민 대변인은 이날 김 수석이 “정치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한 데 대해 “아직도 자신의 잘못을 모르는 것 같다. 본인이 밝힌 정치적 책임은 당연한 것이고, 그 다음은 검찰에 나가서 법적으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 수석의 제일 큰 책임은 한 달 가까이 거짓말을 해온 것”이라며 “공적 의식의 결여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도 했다. 한명숙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 회의에서 “이 문제는 청와대가 검찰을 집어삼키고 눌러서 진실을 은폐하려 한 희대의 범죄 은닉 사건으로, 청와대·새누리당·검찰의 ‘비리 카르텔’이 확인되고 있다”며 “사건의 중심에 김 수석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이어 김 수석의 사표 수리가 아닌 파면을 요구했다. 민주당은 4·11 총선 국면에서 이 사건을 끝까지 쟁점화한다는 계획이다.

김효재 사퇴, 디도스 때보다 큰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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