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녹은 빙하 미국 50cm 덮을 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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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2010년 한 해 동안 그린란드에서는 모두 5300억㎥의 얼음이 사라졌다. 국내에서 가장 큰 호수인 소양호(29억㎥)를 182번이나 채울 수 있는 얼음이 녹아내린 것이다. 또 2009~2010년 1년 사이에 스위스의 알프스 빙하 112곳 중 82곳의 길이가 줄었다. 베른 칸톤주(州)에 있는 가우리 빙하는 196m나 줄었다.

 지구온난화가 심화하면서 세계의 빙하와 고지대 만년설이 녹아내리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연구팀이 NASA의 인공위성 관측자료를 분석해 매년 세계에서 5330억㎥의 육상 얼음이 녹고 있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는 이날 네이처 온라인판에도 소개됐다.

 2003~2010년 8년 동안 진행된 이번 연구에서 지구온난화로 인해 녹아내린 얼음 양은 4조3000억㎥로 추산됐다. 녹은 얼음은 미국 땅 전체를 0.5m 두께로 덮을 수 있는 양이다.

 특히 그린란드와 남극대륙에서 녹는 양은 연평균 3850억㎥로 전체의 4분의 3을 차지했다. 두 지역을 제외한 캐나다·알래스카, 남미 아르헨티나의 파타고니아 등지에서도 연간 1480억㎥가 녹는 것으로 분석됐다.

 콜로라도주립대 존 바르 교수는 “히말라야·파미르고원 등 아시아 고지대 빙하의 녹는 양이 연간 500억㎥로 알려졌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40억㎥로 나타났다”며 “접근이 쉬운 낮은 곳의 빙하에서 관측한 결과를 춥고 높은 곳에 있는 빙하까지 적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빙하가 녹아 세계 해양 해수면도 8년간 12㎜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린란드와 남극에서 녹는 얼음으로만 매년 해수면이 1.1㎜ 상승하고, 나머지 지역에서도 0.4㎜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서 바닷물 부피가 팽창해 매년 2㎜씩 해수면이 올라간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런 결과를 종합하면 세계 해수면은 연평균 3.5㎜ 상승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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