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 심권호 선수 성남집 스케치

중앙일보

입력

올림픽 레슬링 두체급을 4년 만에 차례로 석권한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수진2동 심권호(28.주택공사)선수 집에는 축하전화와 박수.축배가 26일 밤 늦게까지 이어졌다.

沈선수의 집을 찾은 친척들과 마을 주민.후배 등 50여명은 집앞 골목길에 대형 TV를 설치하고 경기 장면과 메달 수상 장면을 지켜보며 감격을 함께 했다.

沈씨의 모교(성남 제이초교) 풍물놀이패 어린이 10여명은 경기 시작 전부터 집 주변과 골목 등을 누비며 분위기를 돋웠다.

경기장면을 지켜보며 가슴을 졸이던 아버지 심귀남(58.보일러공)씨와 어머니 이화순(50)씨는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권호 만세다" "대한민국 만세" 를 연호하며 흥분을 한동안 삭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2층짜리 단독주택 1층에 잡화점을 차려놓고 추석.설날 등 명절날에도 가게를 여는 어머니 李씨는 장남이 두번째로 금메달에 도전하는 이날만은 문을 닫고 아들을 응원했다.

서울 남대문시장 관리회사인 자유공사에서 보일러공으로 일하는 沈씨의 아버지도 아들을 응원하기 위해 아예 여름휴가를 이번 올림픽기간으로 연기했다. 덕분에 TV로나마 아들의 경기장면을 놓치지 않고 지켜볼 수 있었다.

어머니 李씨는 "권호는 김치찌개와 갈비를 좋아하는데 체중이 늘까봐 식사때 맹물로 입만 축인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며 "귀국하면 갈비를 맘껏 먹일 생각" 이라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한편 주택공사는 沈선수를 부장으로 승진시켜 레슬링팀 코치로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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