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트위터 웨이보 내달 16일부터 실명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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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중국인이 활발한 의사 표현 창구로 활용했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가 다음 달부터 전면 실명제로 바뀐다. 이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 중국 내 언론을 통제하려는 중국 당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관련 중대 조치에 해당한다.

 인민일보는 8일 베이징(北京) 인터넷정보관리부처들이 전날 좌담회를 열어 3월 16일까지 웨이보 홈페이지마다 실명 등록 규칙을 갖추도록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중국 내 웨이보 1, 2위 업체인 시나닷컴(新浪網)·큐큐닷컴(騰訊網)을 비롯해 소후닷컴(搜狐)·왕이(網易) 등 업체들이 앞으로 한 달 동안 실명제 관련 개정작업을 벌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실명제를 시행하는 3월 16일부터는 실명 미등록자의 경우 웨이보를 통해 단문을 보내거나 기존 게시물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없고 열람 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다. 또 열람만 하는 사용자도 3개월 내에 한 차례 이상 로그인을 하도록 하는 관리 강화 규정을 마련했다. 다만 글을 올리거나 퍼나를 때는 실명 대신 자신이 선택한 가명이나 아이디를 쓸 수 있다.

 중국 당국은 웨이보에서 유통되는 정보를 관리·감독하기 위해 6일에는 운영업체마다 공산당 조직을 설치토록 하는 규정에 관한 통지문을 보내기도 했다.

 이 같은 조치는 지난해 12월 16일 베이징시가 발표한 웨이보 실명제 규정이 구체화한 내용이다. 인터넷정보관리부처 측은 “새 규정을 따르지 않는 서비스는 중국 내 이용이 금지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강력한 규제가 민감한 정보의 급속 유통 및 전파가 비판적 여론 형성으로 이어져 체제 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것으로 보여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아질 전망이다.

민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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