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관리형 단기유학 ‘클래스온’ 체험 변유진양

중앙일보

입력

변유진양이 필리핀 관리형 유학을 다녀온 뒤 학업성적 향상에 효과를 본 경험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올해 중1부터 내신 절대평가제가 도입되면서 시끌시끌하다. 2014학년도부터는 고교로 확대·적용된다. 외국어고·국제고와 같은 특목고에 절대평가제가 적용되면 대학입시에서 내신의 불리함이 사라질 것으로 특목고 재학생들은 기대하고 있다. 올해 6~7월에 첫 시험을 치르는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도 관심거리다. 외국어 능력 인증이 진학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영어 듣기·말하기·쓰기·읽기를 균형 있게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 하나로 원어민과의 학습경험이 강조되고 있다. 필리핀 관리형 다시 유학이 각광받는 이유다. 서울 명덕외고에 합격한 변유진(서울 목동중 3)양은 “초등학생 때 필리핀 단기유학으로 단기간에 영어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며 “필리핀 유학이 영어 고민을 해결하는 길잡이가 돼줬다”고 추천했다.

외국인 접하며 꿈 생겨 자기주도 학습

 변양의 꿈은 한국홍보전문가다. 세계를 누비며 한국의 장점을 알리는 미래의 모습을 꿈꾸며 명덕외고 입학을 준비 중이다. 변양이 이런 꿈을 갖게 된 계기는 초등 5학년 때다녀왔던 필리핀 단기유학이었다. 처음엔 막연히 외국어고 진학에만 목표를 뒀다. 당시 조기유학이 붐처럼 일면서 변양도 영어실력을 향상시키려고 필리핀 유학을 결정했다. “처음엔 영어를 제대로 배우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그런데 의외의 결과를 얻게됐죠. 필리핀·미국·캐나다 강사들을 만나고, 필리핀 현지 학생들과 어울리면서 외국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잘 모른다는 점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내가 한국홍보전문가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죠.” 진로가 명확해지니까 외국어고에 대한 목표가 더 확고해졌다.

 이런 변화는 2011학년도부터 외국어고에 도입된 자기주도학습전형과도 맞아 떨어졌다. ‘필리핀 단기유학(외국인과의 만남, 꿈을 갖게 된 계기)->중학교에서 통번역 봉사활동->외국어고 입학->한국홍보전문가로 성장’이라는 진로?학업계획을 외국어고 선발전형 때 제출한 자기소개서에 담아냈다. 변양은 “어떤 사람들은 ‘조기유학 경험을 자기소개서에 솔직하게 기술하는 것은 나쁜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내겐 도리어 조기유학이 진로 설계의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어릴 적 필리핀 유학으로 영어실력을 다져놓으니까 중학교에 올라가 영어 내신을 대비하는데도 수월했다”고 덧붙였다.

 변양은 “무엇보다 필리핀에서 진행된 1대 1, 1대 4 소수정예수업이 영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떠올렸다. 학생마다 전담강사가 밀착해 수시로 1대 1 보충수업이 이뤄졌다. 일상적으로 수준별 시험이 실시됐고, 학생마다 수업 일정이 모두 달랐다. 필요하다면 학생별 수준에 따라 1대 4 수업도 1대 2 수업으로 바꿔 진행하기도 했다. “하루 10시간이 넘게 수업을 받다 보니 첫 3개월은 정말 힘들었어요. 그런데 개인별 맞춤 학습 배려 덕분에 항상 내 수준에 맞는 수업을 들을 수 있었고,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죠.”
 
국내서 자녀 학습 상황 원격으로 확인

 변양의 어머니 김은재(45?서울 목동)씨는 “철저한 관리”를 필리핀 유학의 장점으로 꼽았다. 김씨는 “매일 학습상황을 홈페이지로 확인할 수 있었고, 담당강사?원장과도 수시로 상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아이의 공부 상황을 눈으로 확인하듯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 복귀를 생각한다면, 아이의 상태를 수시로 점검할 수 있는 “관리가 철저한 유학”이 효과적이란 설명이다. 김씨는 변양이 필리핀 유학을 끝마친 뒤 “외국인을 대할 때도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며 “영어에 대해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을 가장 큰 수확”이라고 좋아했다. 변양은 “3000개 가량의 영어어휘를 영어로 외웠다”며 “그 정도 공부량을 소화했는데 어떻게 자신감이 안 생길 수 있냐”며 웃는다.

 외국인을 대하는 태도에 자신감이 생기니 중학교에 진학해 다양한 교외활동을 하는데도 도움이 됐다. 중학교에 진학해 통번역 봉사 활동을 꾸준히 했다. 학기마다 청소년국제교류기관에서 중계해주는 홈스테이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한국을 찾는 외국 학생들과 교류를 넓혀 글로벌 감각을 기르기 위해서였다. 한국홍보전문가로 성장하려면 외국인을 더 잘 알아야겠다는 생각도 커졌다. 매 학기 2달씩 미국·일본 청소년·대학생들을 초청해 변양의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면서 교우관계를 넓힐 수 있었다. 그렇게 사귄 세계 각국의 친구들과 이메일·페이스북 등으로 지금도 연락을 취하고 있다. 변양은 “세계 각국의 친구들과 함께 한 경험과 고민은 한국홍보전문가로 성장하는데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한번 필리핀에 가서 수준 높은 영어를 공부하면서 더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현진 기자 correctroad@joongang.co.kr 사진="황정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