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허정무 감독 물러날 듯

중앙일보

입력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이 2000아시안컵축구선수권대회(10.12-29, 레바논) 이후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98프랑스월드컵당시 차범근 감독의 중도하차 뒤 그해 8월 대표팀 전임감독을 맡은 허정무 감독은 사상 최초의 올림픽 8강진입에 실패한 뒤 21일 귀국길에 오르기에 앞서 "연말로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이상 눈앞에 닥친 아시안컵을 치른 뒤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대에 못미쳤지만 최선을 다했으며 (당장) 그만둔다고 사태가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아시안컵대회를 앞두고 그만 두는 것도 무책임한 것이며 그만 두더라도 과정과 절차를 밟겠다"고 밝혀 즉각적인 사퇴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허 감독의 이같은 발언은 2년전 감독 임명에 앞서 기술위원회 브리핑을 통해 김호곤, 이차만 등 후보들과 공개경쟁으로 선임됐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조중연 전무이사가 '허감독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보고해왔다며 다음 주중 협회 회의실에서 기술위원회를 소집, 감독 진퇴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협회의 이같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허 감독의 '전격사퇴'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허 감독이 '과정과 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듯 기술위원들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계약기간이 올 연말까지로 돼있어 최소한 아시안컵선수권대회까지는 그의 팀 지휘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또 일부에서는 허 감독이 세대교체를 단행하는 등 2002년월드컵축구 16강진출을 위한 밑거름을 어느 정도 마련했다는 점에서 당장 교체할 명분이 없으며 집행부도 공동 책임을 져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애들레이드=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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