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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공간 '안티사이트' 기승

중앙일보

입력

사이버공간이 '안티'문제로 들끓고 있다.

특정 인물이나 기업, 이슈에 대해 반대운동을 펼치는 '안티 사이트'가 기승을 부리기 때문이다.

이들 사이트들은 인터넷주소가 노(no)
, 안티(anti)
, 또는 아이헤이트(ihate)
등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 반대를 위한 반대도 있지만, 건전한 문화를 지향하는 곳도 많다. 특히 최근에는 안티들이 `포털 사이트'로 한군데 모이거나, 안티를 반대하는 안티가 생겨 나고 있는 추세.

안티사이트는 크게 세 분류로 나뉘어지는데, 개별 기업에 대한 비난이나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는 기업 안티사이트, 특정 인물이나 홈페이지에 대한 불만을 담고 있는 인물 안티 사이트, 이슈에 대해서 반대 캠페인을 벌이는 단발성 안티사이트 등이다.

현재 국내에서 눈에 띄게 활동을 벌이는 안티사이트는 약 50여개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 중 소비자들의 불만을 모았거나 특정 연예인들을 비난하는 사이트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 그 가운데 네티즌들의 험담에 주로 오르내리는 대상은 대기업과 인터넷 초고속 전용선 업체.

◇기업 안티사이트= 국내 대기업들의 경우 대부분 하나 이상의 안티사이트들이 등록된 상태.
'NG삼성' (http://www.ngsamsung.co.kr),
'NO현대'(http://www.nohyundai.co.kr),
'NOLG(http://www.nolg.co.kr)',
'NOSK'(http://www.nosk.co.kr) 등의 게시판에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으로 가득차 있다.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담고 있는 사이트도 네티즌들의 방문이 끊이질 않고 있다.
'도로넷'(http://www.doronet.co.kr), '안티ADSL'(http://my.netian.com/~adsls/)', '안티넷츠고'(http://my.dreamwiz.com/starry/netsgo/index.html) 등은 그중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사이트.

◇인물 안티사이트=가요의 표절 의혹을 제기하고 그 가수에 대한 자료실과 안티 게시판을 운영하는 '3류가수 안티사이트'(http://burningjin.hihome.com), 4년 7개월 만에 컴백한 서태지 안티사이트(http://dial.to/seo) 등이 눈길을 끈다.

인물 안티사이트에는 익명성이라는 점을 이용,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음해성 인신공격이 난무하기도 한다. 연예인들의 합성 사진을 올리고 휴대폰 번호를 공개하는가 하면, 출처가 불분명한 음성 파일을 띄워놓고는 '아무개가 욕하는 소리'라며 퍼뜨리기도.

서태지 안티사이트 운영자는 홈페이지에서 "서태지는 성자도 영웅도 저항시인도 아니다. 그저 그렇고 그런 우물안 가수일 뿐이다. 그의 창의성은 이미 바닥난 지 오래다.…2집 앨범은 한 마디로 급조되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일본류의 창의성 없는 '울트라맨이야'의 만화적, 우화적 광기가 새로운 변모인가 … 90년대의 태지가 겉모습만 변한 채 돌아온 것일 뿐."이라고 혹평했다.

또한 최근 SM기획에서 야심작으로 내놓은 13세의 신인가수 보아는 데뷔한 지 일주일만에 안티사이트 10여개가 생겨 안티의 과열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연예인에 대한 친 사이트와 안티 사이트는 찬성과 반대 논쟁의 차원을 넘어 서로의 홈페이지를 해킹하는 일까지 벌이기도 했다. 올해초 안티 HOT 사이트(http://www.antihot.wo.to)와 HOT 팬클럽 사이트사이에서 벌어진 것이 대표적 예.

정치인 안티사이트도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대표적인 사이트가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안티사이트 '안티창'(http://www.antichang.wo.to). 이 사이트는 지난 6월 문을 열었지만 벌써 3만여명의 네티즌이 다녀갔다.

'비판과 대안' '이회창 총재님께' '안티자료실' 등 다양한 코너를 통해 이총재의 대북관 등 쟁점을 둘러싼 네티즌들의 찬반토론을 유도하고 있다.

또한 '청와대 친북발언'으로 도마에 오른 한나라당 권오을 의원의 안티사이트
(http://user.chollian.net/~fsh3a )도 생겼다.

개설자 김상한씨는 "권오을씨를 나무라기 위해 사이트를 만들었다"며 "한나라당 정형근의원의 안티사이트도 조만간 개설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인제 최고위원을 겨냥해 미국교포가 만든 '인제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모임'(http://www.leeinje.com)의 홈페이지도 문을 열었다.
이에 대해 해당 의원들은 "정치적 음해세력들이 계획적으로 만든 사이트" 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정 사이트를 겨냥한 안티사이트로는 최근 사이버 동창회 열풍을 몰고 온 아이러브스쿨(http://www.iloveschool.co.kr)에 반하는 아이헤이트스쿨(http://www.ihateschool.co.kr)을 들 수 있다.

아이헤이트스쿨 사이트 개설자는 "젊은이들에게 숨쉴 수 있는 안식처를 제공하려고 한다"며 "학창시절 겪었던 아픈 기억이나 교육제도의 문제점,학교를 둘러싼 비리,체벌,촌지,교우관계 등 학교 교사에 대한 말못할 불만과 고민을 털어놓는 모임터"라고 소개하고 있다.

맘놓고 욕할 수 있는 'A18코너'를 비롯, 학교교육에 대한 개선점 등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교실이데아''대안학교' 등의 메뉴가 눈길을 끈다.

한 네티즌은 "이 곳이 욕설전문 사이트처럼 변해가는 일이 없길 바란다"며 "예전의 참교육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단발성 안티사이트= 영화 비천무 안티사이트(http://antib1000.inticity.com), 의료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피해자의 '안티중앙병원'(http://dongjak.street.co.kr/susamo), SK텔레콤의 일방적인 아날로그 폐지에 대해 반대하는 '안티SK텔레콤'(http://www.badclub.pe.kr) 등이 있다.

티사이트는 인터넷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과 여론의 민주화를 나타내는 상징중의 하나이다. 다양한 주장과 그에 대한 반론 등을 통해 사이버 공간의 여론은 균형감각을 갖게 된다. 그런 점에서 안티사이트는 인터넷의 가치를 증명하는 소중한 공간일 수 있다.

하지만 일부 극소수 네티즌들이 뚜렷한 근거없이 인신공격과 욕설을 퍼붓거나, 출처나 근거가 명확치 않은 글을 올리는 것은 오히려 건전한 다른 안티사이트들의 활동마저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소비자를 위한 안티 사이트

▷신문고(http://www.sinmoongo.co.kr)
소비자 고발과 억울한 사연 등 의견을 주제별로 제시, 토론.

▷인터넷신문고(http://www.shinmungo.net)
정치,사회 등 다야한 분야의 좋은 의견이나 억울한 사연을 올리는 종합 여론광장.

▷불만공화국(http://www.bullman.co.kr)
회사에서의 성차별과 상품구매, 학교, 가정 등에서의 불만 토론 광장.

▷Change Korea! 투덜이 (http://www.tooduri.co.kr)
사회, 기업, 정치, 경제, 인터넷서비스 분야 불만과 고발접수가 가능.

Joins 황지연 기자<teresa96@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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