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습관 들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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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어린이박물관 상상괴물가면 프로그램에 참가한 초등학생들이 동화책을 읽고 느낀점을 바탕으로 괴물가면을 들어보이고 있다.

“지금부터 동화속 괴물을 만들어 볼꺼예요! 동화를 들으면서 상상했던 괴물의 모습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하세요.” 강사의 설명이 끝나자 삼성어린이박물관 상상괴물가면 프로그램에 참가한 초등학생들이 괴물모양의 가면 위에다 형형색색의 신문지죽을 붙여나간다. 체험을 하기에 앞서 『괴물들이 사는 나라』라는 동화책을 접한 후라 저 마다 자신만의 상상력을 가미하느라 분주하다.

“괴물 뿔에 왕관을 씌우는 건 어떨까?” 진예주(10·성남 성수초 3)양이 신나서 엄마에게 말했다. 진양은 “예쁜 괴물을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라며 자신의 옷 색깔과 같은 분홍색으로 괴물을 표현했다. 언니 진자영(12·성남 성수초 5)양은 황토색으로 한국적인 구수함을 살린 가면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은 하나같이 동화를 읽고나서 만들기를 하니 더 재밌다는 반응이다. 삼성어린이박물관 곽신숙 책임학예사는 “동화책과 연계한 프로그램은 참가하는 아이들과 부모들 모두 만족하는 과정”이라며 “책에 대한 거부감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이 경험을 독서습관으로 이어줄 수 있도록 방법을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아이들이 책을 지겨워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부모들이 책의 내용과 줄거리를 이해했는지에 초점을 맞춰 질문을 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삐아제 박소연 교육이사는 “연령층이 낮은 아이들은 동화책 삽화를 충분히 감상할 수 있도록 해 아이들 스스로다음 장면을 상상할 수 있는 재미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부모들은 책에 대한 줄거리와 이해여부를 질문하는 경향이 많은데, 이는 아이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해 책이 지겹다는 느낌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박 이사는 “생활속에서 책에 대한 흥미와 상상력을 키워줄 수 있는 방법을 적용하는 것이 좋다”고 추천했다. 동화책을 읽은 후 다음에 일어날 내용에 대해 문장잊기 형식으로 이어나가는 활동과 역활극이 일상생활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독후활동에 대한 방식도 아이들이 책에 대한 여운을 충분히 느끼게 한 다음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연결해 주는 것이 좋다. 예컨대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떠나는 동화를 읽은 후 일상생활에서 비행기와 관련한 내용이 나왔다면 ‘얼마전에 비행기에 대한 책을 읽었는 데 기억나니?’와 같은 자연스러운 질문을 통해 아이가 재밌게 읽었던 기억을 되살려 내도록 하는 것이다. 곽 책임학예사는 “체험활동을 일회성 경험으로 끝내지 않으려면 책 읽기가 즐거운 놀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바탕으로 경험했던 체험활동을 반복해 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김만식 기자 nom77@joongang.co.kr 사진="김경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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