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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립학교 교환학생 프로그램 참가해봤더니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이화여대에 합격한 김현지(21)씨는 고1이던 2007년 미국 오리건주 빅스턴 하이스쿨에서 교환학생으로 1년을 보냈다. 김씨는 “한국에 있을 때는 엄마가 모든 것을 잘 챙겨준 데다 딱히 되고 싶은 것도 없었다”며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찾는 미국 친구들을 보며 내 미래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여기서 자신의 꿈을 ‘비행 승무원’으로 결정했다. 이후 대학 입시에서 자신의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매진했던 것을 부각시켜 합격할 수 있었다.

같은 해 성균관대에 합격한 이태성(20)씨도 “교환학생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2008년 미국 캘리포니아 모데스토 하이스쿨에 다녔다. 그는 미국에 간 처음 한 달 간은 한국과 다른 자유로운 분위기에 흠뻑 취해 놀기 바빴다. 공부를 하지 않아도 누구하나 지적하는 사람도 없었다. 하지만 체육만 빼고 모두 ‘F’학점이던 첫 번째 성적표를 받아들고 정신이 번쩍 났다. 한 번 더 낙제하면 한국으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미국 학교는 자유로운 분위기지만 그에 대한 책임을 확실하게 묻는다”며 “자율 속에서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터득했다”고 말했다. 이후 시간관리를 철저히 해전 과목 A학점을 받았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계속 습관을 유지하니 성적이 오르는 것은 당연지사. 결국 원하던 대학에 합격했다.

미국 국무부가 주관하는 공립학교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경험한 학생들 사례다. 해외유학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공립학교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인기다. 학비가 무료에다 홈스테이 자원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덕에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어서다. 여기에 추가학비를 지불하면 사립학교 배정도 가능하다.

교환학생의 강점은 또 있다. 현지 미국인과 가족처럼 지내면서 체험할 수 있는 문화활동이 다양하다는 점이다. 언어 연수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현지 학교생활 속에서도 다양한 문화를 접하는 데 더 큰 의미를 두는 것이다. 이는 2010년 교환학생을 다녀온 학생들 17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알 수 있다. 교환학생 생활 중 가장 의미 있는 활동으로 절반이 넘는 901명의 학생이 어학능력 향상(17%)보다 미국문화체험(53%)을 꼽은 것이다.

하지만 어학능력 향상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어학 능력 향상도를 묻는 질문에 영어 수업과 일상대화가 가능해 졌다는 응답이 53%, 듣기 능력 향상이 33%, iBT 100점 돌파가 14%로 나타났다. 2008년 미국 조지아주 노스귀넷 스쿨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가한 손다혜(20?중앙대 역사학과 2)씨는 “수시로 홈스테이 가족을 앞에 앉혀 놓고 프리젠테이션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미국 학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발표 수업 때문이다. 숙제로 나오는 에세이 작성도 영어 실력 향상에 크게 도움됐다는 의견도 많았다.

자기소개서 꼼꼼히, 슬랩테스트도 통과해야

교환학생을 원하는 학생은 자기소개서 작성에 공을 들여야한다. 홈스테이 가족이 참가자의 성향과 가까운 순으로 우선 배정되기 때문이다. 자기소개서에는 참가자의 성격·취미·장래희망 등을 적는다. 참가자 부모도 자녀의 학업, 교우관계, 생활습관을 쓴 자녀소개서를 보내야 한다.

떠나기 전에 치르는 슬랩(SLEP?Second ary Level of English Proficiency) 테스트도 반드시 통과해야하는 관문이다. 토플주관사인 미국 ETS가 시행하는 슬랩테스트는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7~12학년의 듣기·읽기 능력을 평가한다. 150문항을 90분간 치르며 67점 만점에 43점을 넘어야 참가 자격이 주어진다. 테스트 통과 후에는 기초 회화 능력을 평가하는 영어 인터뷰가 있다. 비자가 발급되고 나면 배정될 지역과 홈스테이 가정을 통보받는다.

교환학생을 마친 뒤에는 참가자의 선택에 따라 미국에 남을 수도 있다. 보통 참가자 3명 중 1명이 미국 사립학교로 다시 편입한다. 이때는 유학비자(F-1)로 변경해야 한다. 귀국한 학생은 국내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입학과 학년이 배정된다.

Tip 성공적인 교환학생 참여를 위해선

1. 미국 역사를 미리 공부하라

필수과목인 역사는 많은 한국 학생이 어려워한다. 유학 전에 미리 공부해두면 큰 도움이 된다.

2. 한국 수학책을 가져가라

영어로 수학을 공부하다 한국에 돌아와 한국 수학문제에 당황하는 학생이 많다. 미국에서 수학을 배울 때마다 한국 수학책의 해당 부분을 확인하라.

3. 동아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라

취미와 특기를 살려 동아리 활동을 하다보면 학교생활에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친구도 많이 사귈 수 있어 영어실력이 빠르게 향상된다.

<김지혁 교육연구원 mytfac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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