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정홍원 위원장, 검찰 특수통 출신 … 내부위원은 박근혜계 위주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정홍원 신임 공직후보자추천위원장이 기자간담회를 한 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한나라당이 18대 총선에 이어 19대 총선 공천도 검사장 출신의 손에 맡겼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31일 정홍원(68·사시 14회) 전 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공천위) 위원장에 임명했다.

2008년 총선 때의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은 안강민 전 대검 중수부장이었다. ‘법조당’ 탈피를 추진하던 한나라당이 다시 법조인에게 공천권을 준 것은 최근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이상득 의원·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측근 비리 같은 ‘악재 돌파용’ 인선으로 보인다. ‘도덕성’을 공천의 맨 앞에 내세웠다는 의미다.

 정 위원장은 이철희·장영자, 수서택지비리 사건 등을 처리한 특수통으로 부산지검장·법무연수원장을 지낸 뒤 2004년 퇴임했다. 정 위원장 발탁에 대해 박근혜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검사 시절에도 비리에 단호하게 한분”이라며 "공정한 기준에 맞는 공천을 할 사람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위원장과 아는 사이가 아니었으나 일주일도 더 전에 박 위원장이 직접 전화를 걸어 공천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부탁했다”며 “쓴잔을 마시는 용기와 신념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위원장 직을 맡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에 대해 국민이 비난하는 부분이 많다는 걸 알고 있다”며 “박 위원장이 추진하는 (쇄신)방향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한나라당이 크게 변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변화에) 공천도 연관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정부 책임자의 용퇴론에 대해서도 "그런 점이야말로 공천위에서 논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공천위 부위원장에도 사법개혁론자로 알려진 법조 출신의 정종섭 서울대 법대학장(55·사시 24회)을 임명했다.

 정 부위원장은 2009년 국회의장 헌법연구자문위원회에서 자문위원장인 김종인 비대위원과 호흡을 맞춰본 적이 있는 데다 평소 정치권과 친분이 많아 공천 과정에서 역할이 클 것이란 분석이 있다. 박 위원장의 측근인 유승민 전 최고위원과는 경북고 57회 동기다.

 두 사람 외에 한영실 숙명여대 총장, 박승오 KAIST 항공우주학과 교수, 홍사종 미래상상연구소 대표,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학교폭력예방 학부모단체 ‘패트롤맘’의 진영아 회장, 서병문 중소기업중앙회 수석부회장 등이 외부인사 몫의 공천위원으로 선임됐다.

 당내에선 권영세 사무총장과 현기환 의원, 이애주 의원이 발탁됐다. 이 의원은 박 위원장의 어머니 고(故) 육영수 여사가 1974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저격범 문세광의 총탄에 맞아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을 때 마지막을 지킨 특실(301호실) 담당 수간호사였다. 외부인사 8명 중 정종섭 교수를 제외한 7명은 언론에 한 번도 거명이 안 됐을 정도의 ‘깜짝 인선’이었다. 문화예술계 몫인 박명성 대표는 ‘맘마미아’ ‘시카고’ 등 유명 뮤지컬 제작자며, 홍사종 대표는 2007년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대선캠프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데다 이명박 정부에 비판적인 중도·좌파 성향 인사로 분류된다. 홍 대표는 “한나라당이 정체성에 맞지 않지만 새가 좌우로 날 듯 보수세력이 무너져선 안 된다는 생각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사회 각 분야에서 존경받고 국민 눈높이에서 공정하게 공천심사를 해줄 분들을 모셨다” 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천 때마다 테마가 있는데 이번에는 ‘국민의 눈높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내에선 공천위원장 인선을 놓고 “변화·쇄신의 상징으론 임팩트가 약하다”(수도권 초선 의원)거나 “공천위원장으론 무게가 떨어진다”(영남권 초선의원)는 평가도 나왔다. 뮤지컬 제작자, 식품영양학자(한 총장), 항공우주학자, 중소기업인 대표에 주부까지 외부 인사 가운데 ‘정치 문외한’이 너무 많다는 지적도 있다.

한나라 공천위 구성 살펴보니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