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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남용" 역풍 맞은 나꼼수 '비키니 응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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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나는 꼼수다(나꼼수)’ 진행자들이 최근 “수감 중인 정봉주 전 의원을 응원하기 위해 여성들이 비키니 입은 사진을 찍어 보내자”고 제안하면서 시작된 이른바 ‘비키니 응원’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진보 논객 진중권(49)씨는 지난달 30일 트위터에 “(나꼼수에) 한번은 위기가 올 거라 했는데 이런 방식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질질 끌 것 없이 나꼼수 멤버들이 빨리 사과하는 게 좋다”고 적었다. 그는 “‘나꼼수 사과할 것 없다’ ‘알바들의 분열 공작이다’라는 등의 수작을 벌이는 넘(놈)들이 보이는데 나꼼수 팬덤에서 그런 자들을 고립시켜야 한다”고도 했다. 나꼼수의 공연 기획자인 탁현민(39) 성공회대 겸임교수도 “불쾌한 여성들은 비키니 시위 자체보다 비키니 시위를 성희롱하는 일군의 찌질이들과 그에 덧붙여 농담했던 (나꼼수 진행자) 주진우, 김용민 때문일 것”이라고 적었다.

 인터넷 등에서도 여성들의 공분 섞인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이화여대 인터넷 커뮤니티 ‘이화이언’에는 지난달 28일 ‘(나꼼수 진행자) 주진우 기자님께 보내는 메일’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최모씨라고 밝힌 글쓴이는 “사실 그간 (나꼼수에서) 아슬아슬하게 수위를 넘기지 않았던 발언이 있었다”며 “나꼼수는 대중적인 인기라는 또 다른 형태의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진보적 성향의 견해를 밝혀왔던 소설가 공지영씨도 비난 대열에 가세했다. 공씨는 “가슴 인증샷을 옹호하는 글들은 경악할 만하다. ‘비키니 사건’은 매우 불쾌하며 당연히 사과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노무현 정부 때 홍보수석을 지낸 이화여대 조기숙(정치학) 교수는 나꼼수 진행자들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조 교수는 31일 트위터에 “잘못에는 엄격, 실수에는 관대!”라고 적었다. 그는 “정치인의 여성비하 발언과 나꼼수를 엮는 것은 공인과 개그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보수 언론이 진보의 분열을 위해 미끼를 던지는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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