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컴퓨터'혼합 연예인 멀티음반시장 공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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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실제 인물과 사이버캐릭터를 혼합한 퓨전 댄스그룹이 탄생합니다.” 멀티미디어 영상물 제작 전문 벤처기업 (주)알앤아이의 강부옥 사장(38)은 요즘 새로 태어날 댄스그룹 ‘티지(TG)’를 위한 사전준비 작업에 여념이 없다.

지난 7월 중순부터 국내 스포츠 신문들에 ‘반란은 시작됐다’라는 제목의 광고도 시작했다. 일종의 ‘티저 광고’. 영화 광고인지, 게임 광고인지 알듯 모를 듯한 이 광고는 이미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광고를 통해 알려진 TG의 홈페이지(http://www.grou-ptg.com) 역시 네티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 상태.

“TG가 어떤 그룹이냐고 정체를 묻는 메일이 끊이질 않습니다.” TG는 한 마디로 우주에서 날아온 외계인 댄스그룹이라는 것이 강사장의 설명. 탐파행성의 사령관의 딸 리지나와 그녀가 짝사랑하는 작곡가 아젠 그리고 리지나를 흠모하는 탐파행성의 전사 이그마 등 세 명이 그룹 멤버다. 리지나는 실제 여성 댄스가수이고, 나머지 두 인물은 사이버상에서만 존재하는 캐릭터 가수다.

강사장은 “동영상과 실사를 합친 멀티미디어 영상기법을 동원해 이들이 탄생되었다”며 “재미를 더하기 위해 영화 같은 줄거리를 덧붙여 탄생배경까지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앞으로 이들의 국내 방송 활동 역시 사전 준비된 치밀한 스토리를 통해 이루어질 것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 음반 출시는 9월15일에 이뤄질 계획이다. 이에 앞서 9월 초 TV방송을 통해 이들의 뮤직비디오도 공개할 예정이다. 강사장은 “음반제작은 가수 구창모씨가 맡았으며, 작곡에는 주영훈, 이경섭씨 등 쟁쟁한 인기 작곡가들이 참여해 곡의 완성도를 높였다”며 “기존의 사이버 가수들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 높은 음악성과 기술력을 보여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이버 가수의 생명은 무엇보다 화면을 통해 보여지는 캐릭터들의 생동감 넘치는 움직임. 강사장은 “5년 넘게 쌓아온 멀티미디어 광고 제작 노하우를 통해 이제껏 국내에서는 접해 보지 못한 새로운 기법의 영상물을 선보이겠다”고 장담했다.

이미 제작을 마친 뮤직비디오의 경우 제작비 15억원을 투입, 초대형 블록버스터 영화를 상상케 하는 웅장한 영상들을 담아 냈다. 이 뮤직비디오에는 실사와 미니어처, 3D컴퓨터그래픽 기법들이 동원되어 SF영화 같은 스케일 크고 스피디한 화면들이 가득하다. 강사장이 (주)알앤아이를 설립한 것은 지난 96년. 강사장은 광고회사인 제일기획에서 광고제작팀 아트디렉터로 5년간 일했던 경험을 살려 멀티미디어 광고 제작사를 차렸다.

디지털 특수 영상 제작 분야만 고집한 끝에 삼성전자로부터 해외수출용 가전제품의 프리젠테이션 CD개발 사업을 따내 냉장고, 세탁기, 컴퓨터 모니터 등의 디지털 홍보물도 제작했다. 이 CD로 알앤아이는 지난해와 올해 ‘대한민국 산업디자인전’에서 산업자원부 장관상을 2년 연속으로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이 작품은 미국 뉴욕에서 해마다 열리는 광고창작물 대회인 뉴욕 페스티벌에서 멀티미디어부문 본상을 국내 최초로 수상할 만큼 창의성과 기술력에서 인정을 받았다. 강사장이 이번 ‘TG그룹’에 거는 기대는 크다. 가수로서의 음반활동 뿐만 아니라 광고 모델, 게임물 제작, 인터넷 방송 등 이들을 응용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이제는 음반·영화·게임·방송 영역이 하나로 통합되는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시대입니다.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ece multi-use)’라는 디지털 시대의 기본 개념에 걸맞은 신개념의 연예인을 선보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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