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부자 합병 심사서 어색한 대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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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전의 영웅 콜린 파월(63)과 그의 아들 마이클 파월(37)이 곧 있게될 아메리카 온라인(AOL).타임워너의 합병 심사에서 사외이사 대 심사위원이라는 상반된 관계로 맞부딪히게 됐다.

워싱턴 포스트(12일자)에 따르면 1991년 걸프전 당시 합참의장을 지낸 콜린 파월은 98년 10월부터 AOL의 사외이사로 일해왔으며, 지난 1월 이사회에서는 AOL의 타임워너 인수안(1천8백30억달러)에 찬성했다.

그는 AOL에 경영 자문을 해주면서 1천3백30만달러 어치의 스톡옵션을 받았다. 합병이 성사되면 주가 상승으로 차익도 그만큼 커지게 된다.

아들 마이클은 최근 대통령이 임명하는 5명의 AOL.타임워너 합병 심사위원 가운데 한명으로 선발됐다.

법무부 반독점국에서 공무원을 시작, 97년부터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에서 근무해온 마이클은 반독점 업무 전문가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아버지가 이사로 있는 회사를 심사하는 만큼 세간에는 의혹의 눈초리도 만만치 않다.

시민단체 CPI의 피터 아이즈너 간사는 "마이클이 아버지의 직책에 영향을 받지 않고 심사하기란 불가능할 것" 이라고 말했다.

마이클은 그러나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도록 판정을 내릴 것" 이라며 "아버지의 주식은 나와는 상관없다" 고 말했다.

실제로 마이클은 의회 청문회에서 날카로운 질문을 퍼부어 양사 최고경영진을 난처하게 만들기도 했다. FCC 윤리위원회도 그의 심사위원직 임명이 적절하다는 소견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합병을 막기위해 FCC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고 있는 미디어 억세스 프로젝트의 앤드류 제이 쉬바르츠만 사장도 "마이클은 종종 아버지와 상충되는 견해를 피력해 왔다" 며 "경쟁업체들도 그가 내린 심사 결과를 수용할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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