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도서관 다양한 프로그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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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영어도서관을 잘 활용하면 학원에 다니는 것 못지 않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지난 18일,서울 용암어린이영어도서관 열람실에 초등학교 3~5학년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았다. 개별영문독서지도프로그램(GRC,Guided Reading Care) 수업을 받기 위해서다. 각자 수준에 맞게 강사가 골라준 책을 30분 정도 읽고 발음·억양교정을 받는다. 내용을 영어로 요약해 적는 법도 배운다. 수업에 참여한 오서인(11·서울 한남초4)양은 “겨울방학부터 다니기 시작했는데 벌써 16권이나 읽었다”면서 “요즘은 집에서도 혼자 영어책을 읽고 내용을 정리한다”고 덧붙였다. 이승연(11·서울 삼광초4)양은 “책을 읽으면서 단어를 배우니 무조건 외울 때보다 더 재미있고 기억도 잘 난다”고 좋아했다.

어린이영어도서관에서는 도서 대여뿐 아니라 다양한 독후활동이나 체험활동을 할 수 있다. 김은정 관장은 “2010년 개관당시 한 달에 300명 정도였던 이용객이 현재는 900명으로 늘었다”며 “학원에 다니지 않고도 영어 실력을 키울 수 있어 학부모들의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부산영어도서관의 노선화(여·부산 신금초)교사는 “책을 읽기 전 본인의 수준을 파악하는게 우선”이라며 다섯 손가락을 이용한 파이브 핑거 테스트(Five Finger Test)를 추천했다. 방법은 간단하다. 책의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어내려 가다가 발음이나 의미를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손가락을 접는다. 노 교사는 “손가락을 두 세 개 정도 접게 되는 책이 가장 적합하나 학습욕구가 높은 아이들은 네 개까지도 괜찮다”고 말했다. 도서관 내에서 실생활 체험이 가능한 곳도 있다. 양천어린이영어도서관&영어체험센터에는 공항·레스토랑·슈퍼마켓 등의 공간이 가상으로 마련되어 있다. 아이들끼리 역할을 나눠 롤플레잉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회화 연습이 가능하다. 도서관에 구비된 DVD·오디오북과 같은 영상학습자료를 활용하면 말하기·듣기 실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

학부모를 위한 프로그램도 있다. 서울 마포어린이영어도서관에서는 ‘영어동화로 영어랑 친해지기’수업에서 자녀에게 효과적으로 영어책 읽히는 법을 알려준다. 미취학·초등생에게 추천하는 동화를 매 시간마다 작가 별로 2~3권씩 소개한다. 차수진 관장은 “영어를 읽지 못하는 자녀에게는 표지와 내지의 그림을 보여주며 먼저 한글로 내용을 상상해보게 하라”면서 “문장을 읽고 해석하는 데 집착하면 책을 읽어줄 때 집중하지 않게 된다”고 주의를 줬다.

도서관 이용 시 유의해야 할 사항도 있다. 도서관 별로 도서 대출이나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있는 자격을 해당 지역 주민으로 제한을 두는 경우가 있다. 또 유료·무료 프로그램을 구분하고 있어 확인이 필요하다.

<나해진 기자 vatang5@joongang.co.kr 사진="황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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