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공원~개성공단 달려 … ‘중앙 통일마라톤’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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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올 10월 고 정주영 회장의 ‘소떼 방북’에 버금가는 남북 화해 및 교류에 전환점이 될 ‘고양중앙 남북 국제평화통일 마라톤’ 개최를 추진할 방침입니다.”

 18일 최성(49·민주당·사진) 고양시장은 2010년 7월 취임 직후부터 추진해 온 남북 마라톤 개최 구상을 이같이 밝혔다.

 최 시장은 “10월 고양 글로벌 문화대축제 기간 중 중앙일보와 함께 고양 호수공원∼파주 임진각∼북한 개성공단 구간에서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북으로 달리는 사상 첫 남북 국제평화통일 마라톤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동포를 대거 초청해 한민족 전체가 한자리에 모여 단합하는 마라톤 축제를 준비한다. 자전거 대행진과 걷기 대회까지 곁들여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 축제다.

 최 시장은 17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0 고양평화통일특별시 실현을 위한 고양포럼’에서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한반도 평화정책 방안’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자신의 구상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고양시와 중앙일보는 2006년부터 고양중앙마라톤을 매년 개최해 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유일의 국제여자하프 마라톤 부문을 신설해 국제마라톤 대회로 격상했다.

 그는 대회 성사를 위해 전방위로 뛰기로 했다. “우선 27∼28일 예정된, 지역 민간단체인 ‘고양평화누리’가 개성공단을 방문해 밀가루 180t을 전달하는 자리를 적극 활용할 예정입니다.”

 최 시장은 평화누리를 통해 이 같은 방안을 북측에 공식 제안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고양시와 개성시 간의 자매도시 결연도 추진한다. 남북 도시 간 자매결연이 이뤄지면 이 또한 국내 첫 사례가 된다. 남북 통일마라톤 실현을 위해 통일부·경기도·파주시 등과도 머리를 맞대고 추진계획을 면밀히 세울 예정이다. 미주·유럽·남미 등 한인회와 고양국제평화통일네트워크 등 해외 한인회 조직의 협조를 구해 북측에 제안 수용을 설득할 계획이다.

 최 시장이 이번 대회 추진에 나선 것은 북한을 20차례 이상 방문한 남북문제 전문가로서의 경험과 인맥이 밑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와대 외교안보비서실에 근무하며 고 김대중 대통령과 북한의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남북 1차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준비한 경험을 살리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17대 국회의원 시절 ‘국회 남북교류협력의원모임 대표’를 맡아 남북 교류협력 사업을 이끌어온 경력도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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