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더 재밌는 올림픽 이야기

중앙일보

입력

오는 15일 시드니 올림픽 개막에 때맞춰 각각 올림픽의 시원과 현재를 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 시리즈 두 편이 나란히 방송된다.

EBS〈다큐멘터리의 세계〉가 9일부터 4회에 걸쳐 방송하는〈고대의 올림픽〉(토 오후 8시30분)과 다큐전문 케이블 큐채널(CH25)이 지난 2일부터 방송중인 3부작〈금메달 전쟁〉(토 오후 11시)이 그것. 두 편 다 올해 제작된 신작이다.

영국·캐나다·그리스가 공동 제작한〈고대의 올림픽〉에 따르면 올림픽의 시원은 3천년 전 크레타·산토린·미케네 등 고대 그리스 문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크레타섬의 미노아 문명에서는 이집트의 영향으로 권투·레슬링 등 운동경기가 발달했고, 여기에 그리스 본토에 자리한 미케네에서 발달한 전차경주·창던지기 같은 전사들의 종목이 더해졌다.

올림픽 경기가 본격적으로 열린 것은 기원전 776년. 끊임없이 전쟁에 시달리던 도시국가 엘리스의 왕 오이피토스가 평화를 가져오려면 올림픽을 개최하라는 델포이신전의 신탁을 받아 실행에 옮긴 것이다. 올림픽 경기 동안 그리스의 모든 도시국가가 휴전을 선포하면서 올림픽은 평화의 제전으로 자리잡는다.

당시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올림픽에는 무려 6만여 관객이 몰리곤 했지만, 이들은 모두 남자였다. 12세 이상의 남자만 출전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관람 역시 남자만 가능했던 것이다.

물질적 보상 여부는 현대와 고대 올림픽의 또다른 큰 차이. 고대 올림픽 선수들이 헤라클레스가 전해줬다고 믿는 나뭇가지를 엮은 관 하나에 만족했던 것과 달리 현대 올림픽은 돈과 명예를 동시에 노리는 경연장이다.

독일방송사 ZDF가 제작, Q채널이 방송하는〈금메달 전쟁〉은 일류선수를 광고모델로 잡기 위한 스포츠브랜드들의 경쟁, 기록갱신과 메달획득을 위해 약물복용의 유혹에 시달리는 선수 등 현대 올림픽의 영광과 그림자를 동시에 보여준다.

경기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유전자를 체내에 투입하는 최첨단 처방도 마다않는 일부 선수의 실태와 그 부작용도 상세히 고발한다.

Q채널은 23일과 30일 미국에서 제작한 2부작 다큐멘터리〈장거리 주자의 고독〉을 통해 비킬라 아베베, 파보 누르미, 에밀 자토펙 등 올림픽 마라톤 주자들의 인간승리담도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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