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파트, 우방 부도로 당분간 공급 끊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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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방 부도의 여파로 대구에선 당분간 새 아파트를 구경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분양을 받더라도 또 부도나는 게 아니냐" 는 불안감이 퍼지면서 주택업체들이 너나없이 분양 시기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실내건축.창호.철근.미장 등 관련 협력업체들의 연쇄부도 우려도 높아지면서 대구 건설업의 붕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 아파트 신규분양 없다 = 영남건설은 현재 설계중인 북구 칠곡3지구 아파트 9백79가구를 10~12월에 분양키로 했지만 무기한 연기했다.

북구 동서변택지에 짓기로 한 아파트 4백61가구는 우방과 땅을 공동으로 구입한 탓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화성산업도 칠곡지구의 새 아파트 1천4백50가구의 분양시기를 내년으로 넘겼고, 태왕도 달서구 진천동 2백40가구의 분양시기를 무기한 미뤘다.

또 서한.동서개발 등도 각각 4백, 1천여가구의 아파트를 올해 분양키로 했으나 이 역시 불투명해졌다.

태왕의 이승진 (李丞鎭) 영업부장은 "우방의 부도로 주택업계의 신뢰가 떨어져 자칫하면 분양에 실패할 수 있다" 며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며 답답해 했다.

이에 따라 내년 봄 전세 아파트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 흔들리는 건설업 = 지난달 31일 우방의 협력업체인 D개발 부도에 이어 타일 납품업체인 H상사도 1차부도를 내는 등 우방 부도의 여파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특히 만기어음이 돌아오는 이달말부터 협력업체의 연쇄도산이 잇따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문제는 협력업체들의 일거리가 없다는 것. 청구.보성.우방.서한.동서개발 등 유수 업체들이 모두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화의중이어서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때문에 기능인력들도 현장을 떠나고 있다. 주택업계.협력업체가 빈사상태에 빠지면서 주택공급.아파트재건축 등의 차질도 예상된다.

영남건설 안승렬 (安承烈) 주택영업부장은 "한마디로 우방부도는 '엎친데 덮친격' " 이라며 "대구 건설업의 틀을 무너뜨리지 않을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 고 강조했다.

◇ 대책 = 대구상공회의소.전문건설협회 등은 ▶우방의 아파트 시공권 인정▶진성어음의 담보력 인정▶신용보증기금의 특례 보증서 발급 등을 통해 협력업체의 자금난을 덜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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