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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경진 '대상' 이자영양

중앙일보

입력

"대회 참가를 망설일 만큼 자신이 없었는데 제가 1등이라니 처음엔 믿기지 않았어요."

정보통신부가 최근 주최한 제1회 청소년 소프트웨어기술교육 경진대회의 컴퓨터 그랙픽부문서 대상을 차지한 이자영(18.전주중앙여고 3년.사진) 양. 그녀는 "입상은 꿈도 꾸지 않아 심사가 잘못된 줄 알았다" 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이 대회에는 정보통신교육원의 컴퓨터강좌를 들은 청소년.일반인 등 1천여명이 참가했다. 대부분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다.

자영이는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산사(山寺) 의 추녀 끝 풍경과 한옥의 기와지붕이 잘 어우러진 ''한국 홍보'' 포스터를 만들었다. 기획이 뛰어나고 아이디어가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자영이네 집은 그 흔한 컴퓨터 1대가 없다.

어머니(62) 와 단 둘이 사는 곳은 전주시 평화동 7평짜리 임대아파트. 자영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교통사고를 당한 어머니는 아픈 몸을 이끌고 식당 등에서 일하다 상태가 나빠지면서 4년 전부터 아예 그만뒀다.

최근에도 병원에 한 달간 입원했다 8월 초에 퇴원했다. 생활은 생활보호대상자에게 나오는 지원금으로 겨우 꾸리고 있다. 자영이가 컴퓨터를 처음 접한 것은 중학교 2학년 겨울방학 때.

"동네의 사회복지관서 처음으로 도스.워드를 배웠는데 마법의 상자 같았어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자판을 두드리는 재미에 빠졌지만 우리는 너무 가난해 컴퓨터를 살 수 없었어요."

그리고 고등학교 1학년 때 전산시간에 문서작성 등을 배운 게 전부다. 컴퓨터 그래픽 교육도 이번 여름방학 동안 정보통신교육원서 처음 받았다.

때문에 이번 경진대회도 지도교사가 원서를 내 놓은 바람에 반 억지로 가 시험을 치렀다.

자영이는 "가정형편을 고려해 야간대학 진학을 준비 중" 이라며 "엄마가 어서 건강을 회복해 하고픈 컴퓨터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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