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낳은 적 없는 암소 도태 땐 50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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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농림수산식품부가 9일부터 소 사육 감축에 나선다. 특히 한 번도 새끼를 낳은 적이 없는 암소의 도태에 집중한다. 출산 경험이 없는 암소에서 나온 쇠고기만으로 고급 브랜드를 만드는 방안도 추진한다. 일본에선 출산하지 않은 어린 암소를 상품화한 마쓰자카(松阪) 지역의 쇠고기가 최고급 상품으로 통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출산 경험이 없는 암소를 도태시키면 50만원, 60개월 이하의 암소를 도태시키면 30만원을 지급한다고 8일 밝혔다. 총 3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도태장려금이 모두 사용되면 6만~7만 마리의 소가 줄어들게 된다. 농식품부는 또 자연도태를 촉진하기 위해 쇠고기 등급에서 불이익이 있는 늙은 소 기준을 60개월 이상에서 크게 낮춰 51개월 안팎으로 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현재 290만 마리 수준인 사육 마릿수를 270만 마리 이하로 줄일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연간 평균 소비(70만 마리)와 생산(90만 마리)의 차이를 없앨 수 있을 것으로 농식품부는 보고 있다. 서규용 농식품부 장관은 “농가 소득에 도움이 되지 않는 2, 3등급 소를 낳거나 체형이 작은 암소를 도태시켜야 한우산업이 발전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또 송아지 구매와 관련, 농가의 역발상을 주문했다. 싼값에 송아지를 사서 키우면 그만큼 원가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한우 생산비에서 송아지 값이 차지하는 비중은 34%에 이른다. 이양호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지금 송아지를 사서 키우면 2~4년 후 어른 소가 됐을 때 수익이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 촉진을 위한 할인판매는 탄력이 붙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7일부터 4일까지 한우세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보다 설 선물용 한우세트 가격이 10~20% 낮아졌고, 10만원 이하의 한우세트가 두 배가량 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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