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원 기부재단 설립 어떻게 … 안철수, 빌 게이츠에게 묻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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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신임교수 채용을 위해 미국에 가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를 만난다. 기부재단 설립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서다. 게이츠는 세계 최대의 기부재단인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을 설립했다.

 안 원장 측 관계자는 5일 “안 원장이 11일(현지시간) 시애틀에 들러 재단 사무실에서 빌 게이츠 회장과 면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9일엔 샌프란시스코 구글 본사에서 에릭 슈밋 회장과도 만나 정보기술(IT) 산업 전망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안 원장은 지난해 안철수연구소 보유 지분의 절반(현재 3000억원 상당)을 사회에 환원키로 결정하면서, 기부재단 모델로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생각했다고 한다. 안 원장의 한 지인은 “재단 설립에 따른 법률적 규제가 너무 많아 고민이 적지 않았다”며 “게이츠 회장을 만나 재단 설립 형태나 운영에 관한 여러 조언을 듣고 벤치마킹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15일 귀국하는 안 원장은 이달 말쯤 기자회견 등을 통해 재단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법률 자문역인 강인철 변호사도 “게이츠 회장의 조언을 반영할 생각”이라고 했다. 게이츠 재단은 저개발국에선 에이즈·말라리아 퇴치에, 미국에선 교육기회 확대에 매년 30억 달러를 투입하고 있다. 안 원장도 “사회적·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해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고, 재능을 키워가지 못하는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일에 쓰이면 좋겠다”며 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안 원장은 또 UC버클리대와 스탠퍼드대·워싱턴대 등을 방문해 현지 석·박사급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다.

양원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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