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차익거래' 잔고 8,200억원 증시 압박

중앙일보

입력

다음달 14일 주가지수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더블위칭 데이)을 앞두고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줄지 않아 주식시장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매수차익거래란 현물지수(코스피200 지수)가 선물지수에 비해 저평가됐을 때 현물을 사고 선물을 파는 거래로, 거래 당시에는 주가 상승에 일조한다.

그러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만기 안에 선물을 사고 현물을 되팔아야 하므로 매수차익거래 물량이 결국은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된다.

특히 이번 더블위칭 데이는 휴장일수가 5일간에 걸친 추석 연휴 직후여서 만기일에 앞서 현물시장이 요동치는 '선물.옵션 만기효과' 가 다음주 초부터 추석연휴 전까지 끊임없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더구나 주가가 조금만 올라도 현물과 선물시장간 가격차를 이용해 이익을 실현하려는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쏟아져 나오는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선물시장이 현물시장의 발목을 잡는 것은 무엇보다 지난 25일 현재 8천2백억원에 이르는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 잔고(현물 매수, 선물 매도)다.

코스피200 지수와 9월물 선물지수가 같아지는 만기 이전에 매수차익거래 물량이 소화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번에는 이 물량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현재 매수차익거래 물량은 현물지수가 선물지수보다 약 1포인트 낮을 때 쌓인 것이다.

이익실현을 위해서는 이 격차가 줄어들어야 하는데 최근 이 차이가 좀처럼 줄지 않으면서 외국인과 기관들이 물량 처분을 미루고 있는 것이다.

25일에도 선물시장에서는 9월물이 전날보다 1.65포인트 오른 93.10으로 마감돼 92.26으로 마감된 코스피200 지수보다 여전히 0.84포인트나 높게 나타났다.

이는 현물시장이 지나치게 약해진 때문인데 결국 이 격차가 0.2~0.3이하로 줄어들기 기다리는 외국인과 기관들이 매수차익거래 물량의 매물화를 늦추면서 현물시장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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