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값싼 패키지 '제로달러' 관광 퇴출

중앙일보

입력

태국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는 23일 중국측과 값싼 '제로 달러' 관광을 없애기로 합의했다.

이는 최근 중국 여행사들 사이에는 항공기 비용과 값싼 숙박비 정도만 지불하면 동남아 여행이 가능토록 하는 관광이 성행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어서 태국을 여행하는 한국 관광객들에게도 경종을 울리고 있다.

태국 여행사들은 관광객들을 모집받는 대가로 중국 여행사들에 1인당 4천바트(12만원)를 지급한뒤 태국 상가나 유흥업소로부터 커미션을 챙기고 있다는 것이다.

여행사들은 이렇다할 관광을 시키지 않고 백화점이나 가게에 들러 물건을 사게하고 도박장이나 사창가로 데려가는 것이 관례가 되고 있다.

경찰들도 이런 불법 관광을 눈감아주는 대신 뇌물을 받고 있으며 방콕 남쪽의 관광지 파타야에서는 관광버스가 경찰에게 입장료 형식의 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얼마전에는 중국측 관광 종사자들이 방콕 공항에서 이런 불법 관광을 없애주도록 정부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태국 관광국도 지난달 중국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50여개 여행사측과 이 문제에 대한 회의를 열었다.

최근 중국 신문에는 태국 `제로관광'의 실상을 고발하는 기사가 잇따라 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중국과 태국간 체결된 양해각서에 따르면 태국 여행사들이 중국으로 가는 태국인들로 하여금 최소한 하루에 18달러는 쓰도록 하는 대신 태국으로 오는 중국 관광객들에 대해서는 여행일정과 여행경비 등 세부사항을 태국 관광국에 미리 제출토록 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와 유사한 값싼 태국 관광 상품이 나돌고 있어 중국과 태국간의 양해각서 체결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태국에 있는 한 한국계 관광종사자는 값싼 패키지 투어로 태국에 오는 한국인들의 경우도 중국 관광객들과 다를 바 없다면서 심지어는 보석도 가짜를 속아 사고 뱀탕이나 한약재도 대부분이 가짜라고 주장했다. (방콕=연합뉴스) 김성겸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